2014 빈 페스티벌, 현대의 관습 통박한 작품들 돋보여
‘당나라의 승려’에서 현장법사가 잠든 가운데 미술가가 종이를 목탄으로 새카맣게 칠한 후 지우개로 초승달을 그리고, 목탄으로 덧그림을 그리고 있다. 불경을 구하기위해 현장법사가 밤낮으로 이어간 고행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빈 페스티벌 제공
올해 빈 페스티벌은 속도, 물질, 권력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를 비판하며 느림, 삶의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 많았다. 형식을 파괴하고 연극 음악 영상 무용 등 여러 장르를 융합하는 경향은 더 강해졌다. ‘당나라의 승려’는 차이밍량의 페르소나(예술적 분신)인 리캉성(李康生·46)이 현장법사 역을 맡아 기나긴 고행 과정을 여백이 많은 동양화처럼 펼쳐냈다. 물을 마시고, 사과 한 개를 먹고, 자라난 머리카락을 다듬은 후 천천히 걷고 또 걸었다. 차이밍량은 “쫓기듯 사는 삶 속에서 느림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에서 물에 몸을 던져 숨진 여성의 모습을 마을 사람 역을 맡은 배우가 묘사하는 장면. 빈 페스티벌 제공
‘당나라의 승려’와 ‘만 마리의 호랑이들’ 공동 제작에는 광주 아시아예술극장이 참여했다. 두 작품은 내년 하반기에 문을 여는 아시아예술극장의 개관작으로 국내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김성희 아시아예술극장 예술감독(48)은 “아시아 지역에서 공동 제작을 추진하고 다양한 동시대(컨템퍼러리) 공연을 소개해 아시아예술극장을 동시대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빈=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