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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친 부모 살해’ 대구살인사건 용의자, “왜 살해했나” 묻자…

입력 | 2014-05-21 21:53:00


대구 살인사건 용의자 장모씨. 채널A 방송화면

대구살인사건

대구 중년부부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 그는 살해된 부부의 딸과 헤어진 남자친구였다.

용의자 장모(24·대학 중퇴)씨는 이날 오후 3시께 피 묻은 흰색 반바지를 입고 대구 달서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스크와 모자를 쓴 장씨는 "왜 살해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대답만 했다.

20일 오전 9시 20분께 대구 달서구 상인동 한 아파트 4층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권모(53)씨 부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으며, 맨발에 반바지 차림을 한 권씨의 딸(20·대학생)이 아파트 화단에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찰은 아파트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딸 권씨의 대학교 동아리 선배 장모(24·중퇴)씨가 오전 9시 18분께 피가 묻은 헝겊으로 오른손을 감싼 채 밖으로 빠져나오는 모습을 확인하고 용의자로 특정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께 경북 경산시내 자신의 방에 숨어 있던 장 씨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직후 피의자 장씨는 만취 상태였으며, 범행 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장씨와 피해 여성 권 씨는 지난 2~4월 2개월 간 연인 사이였으나, 장 씨가 술을 마시고 권 씨를 때리는 일이 잦자, 권 씨 부모가 장 씨 부모를 찾아가 "아들과 우리 딸이 만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장 씨는 앙심을 품어오다가 지난 19일 전 여자 친구 권 씨가 살고 있는 달서구 아파트를 찾아 배관수리공 행세를 하며 집에 들어가 준비한 흉기로 옛 여자친구 부모를 살해했다.

범행 후 장 씨는 살인사건 현장을 떠나지 않고 집안에 있는 술을 마시며 전 여자친구 권 씨가 돌아오길 기다렸다가 권씨를 감금했다. 권 씨는 오전 9시쯤 탈출을 위해 아파트 4층에서 뛰어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장 씨를 상대로 더욱 구체적인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구 살인사건.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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