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적십자(RCY)와 서울 강남구 홍보대사를 맡은 아이돌 그룹 엑소의 공연 장면. SM엔터테인먼트 제공
RCY가 2012년 12월 엑소-K에게 홍보대사를 맡길 때만 해도 내부에서 “너무 무명 가수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엑소는 2012년 4월 데뷔했다. RCY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엑소가 ‘으르렁’으로 대박을 낸 후 다른 단체들이 우리를 부러워한다”며 “청소년 인구 감소와 세월호 사고 여파를 감안하면 엑소 효과는 대단하다”고 좋아했다.
특히 청소년 단체들은 경쟁적으로 아이돌을 영입하고 있다. 한국스카우트연맹은 노래 ‘빠빠빠’로 뜬 걸그룹 크레용팝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한국걸스카우트연맹은 ‘소녀들의 잠재력 개발과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도울 홍보대사에 5인조 남성그룹 B1A4를 선정했다. 한 청소년 단체 관계자는 “단체의 설립 정신이 중요하지만 홍보대사를 선정할 땐 그룹의 이미지보다는 인기도를 가장 먼저 본다”며 “다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아이돌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위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인기도 위주로 홍보대사를 뽑다 보니 아이돌과 단체와의 연결고리를 찾긴 쉽지 않다. 6인조 남성그룹 씨클라운은 최근 서울시 여성안심귀가 서비스 홍보대사에 위촉됐다. 신곡 ‘암행어사’의 노랫말 중에 “암행어사 출두요” “전화해 내가 필요할 때 전부 다 내가 받아줄게”라는 대목이 있기 때문이다. 기아대책은 동방신기 유노윤호, 한국피해자지원협회는 유키스, 한국재난구호는 엠파이어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김홍탁 제일기획 마스터는 “당장 ‘핫’ 한 스타를 잡고 보자는 분위기지만 단체와의 관련성, 홍보대사의 신뢰도를 신중히 고민해야 한다. 홍보대사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 단체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고 지적했다.
아이돌 그룹이 서로 하겠다고 손드는 홍보대사 자리도 있다. 서울 강남구 홍보대사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뜬 뒤 ‘강남’을 모르는 외국인이 거의 없을 정도로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강남구 홍보대사는 엑소와 샤이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