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리 재미동포·제이제이리 컴퍼니 대표
아이디어가 떠올라 신이 나다가도 3개월마다 단기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일부러 국경을 넘어갔다 와야 했다. 실명 인증을 해야 하는 온라인 서비스에 가입하지 못해 로그인 되지 않은 메인 페이지만 멍하게 보고 컴퓨터를 닫아야 하는 일도 허망한 일이었다.
최근 창업 능력을 갖춘 외국인을 위한 ‘창업비자’ 제도가 생겼고 내가 그 첫 번째 수혜자가 되는 행운이 찾아왔다. 대학생 때 등록한 2개의 특허가 법무부로부터 창업비자를 받을 수 있는 큰 힘이 되었다.
우선,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는 IT 인프라를 비롯해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빠르다. 세상에 이렇게 빠른 고급 서비스들을 꽤 괜찮은 가격에 사용할 수 있는 나라가 또 있을까라고 스스로 묻곤 한다. 지하철 등 잘 갖춰진 대중교통으로 서울 구석구석을 짧은 시간 안에 도달할 수 있고, 노트북만 있으면 빠른 무료 와이파이로 언제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 힘든 것이다.
두 번째로, 대한민국 사람들의 뛰어난 자질이다. 창업을 함께할 팀원을 구하기에 유리하다. 국민의 IT에 대한 이해도가 기본적으로 매우 높기 때문에 스마트한 사용자들로부터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친절함이다. 내 주변의 외국인 친구들은 이렇게 진심으로 자신들에게 잘 대해주는 국민과 정부는 흔치 않다고 말한다. 외국인 인재를 위해 각종 창업 지원을 해주는 배려는 미래 경쟁력을 대비하는 바람직한 자세라고 평가하고 싶다.
한국에서 창업하려는 외국인들이 내 주변에 많이 있다. 이참에 외국인과 내국인이 서로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한국에서 창업한 외국인들과 국내 창업가들이 모여서 융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을까 싶다. 외국인들은 해외 서비스를 준비하는 국내 창업가들에게 도움을 주고, 내국인들은 외국인 창업가들에게 국내 창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조언과 도움을 준다면 한국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 일곱 번째 ‘세계인의 날’을 맞아 한 가지 소망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매우 친절하지만 외국인들을 부담스러워하고 멀리하려는 태도가 기본적으로 있다. 자신감이 강하고 높은 영어 수준을 갖고 있는데도 외국인과 친하게 지내려 하지 않는 보수성은 국제화 수준을 낮추는 요인이 된다. 한국인들이 마음속의 벽을 허물고 좀 더 적극적으로 외국인에게 다가서는 모습을 기대한다.
제이슨 리 재미동포·제이제이리 컴퍼니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