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지소연(오른쪽). 스포츠동아DB
지소연 선제골·박은선 해트트릭
여자아시안컵 태국에 4-0 완승
4강 확정…월드컵 본선티켓 획득
국제 경험·실전 감각 유지 숙제
한국여자축구가 12년 만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베트남 호치민 통낫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태국과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의 선제골과 박은선(서울시청)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4-0의 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미얀마를 12-0으로 대파한 한국은 조별리그 2연승으로 19일 중국과의 3차전 결과와 상관없이 4강 진출을 확정했고, 내년 6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출전권도 확보했다. 내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을 겸한 이번 대회에선 최종 5위 이내에 들면 월드컵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의 여자월드컵 본선 출전은 2003년 미국대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 불모지에서 꽃피운 태극낭자들의 열정
1991년 여자월드컵이 출범한 이후 역대 6번의 대회가 열렸지만, 한국은 그 중 한 번밖에 본선을 밟지 못했다. 2003년을 빼면 항상 예선 탈락이었다. 일본-중국-북한 등의 강세 속에 한국이 비집고 틀어갈 틈은 없었다. ‘월드컵 출전’의 연속성도 잇지 못했다. 2007년 중국대회, 2011년 독일대회에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다행스럽게도 태극낭자들의 꿈과 열정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2003년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박은선, 2010년 U-20 여자월드컵 3위 신화의 주역 지소연, U-17 여자월드컵 우승의 일등공신 여민지(스포츠토토) 등은 묵묵히 땀을 흘리며 한국여자축구의 희망을 노래해왔다.
● 관심 절실한 여자축구
이번 여자아시안컵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현재의 팀 전력이 결코 모자라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내년 월드컵에서 호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팀 창단, 저변 확대 등이 여자축구 발전의 중장기 계획이라면 대표팀의 꾸준한 실전감각 유지는 큰 무리 없는 단기 목표다.
FIFA의 스케줄대로 빠짐없이 공식경기를 치르는 남자와 달리 여자는 거의 실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이후 한국여자축구는 그해 10월 캐나다 원정 A매치와 올해 3월 키프로스 국제대회에 나서 4경기를 치른 것이 전부다. 대한축구협회는 2019년 여자월드컵 개최를 추진 중이다. 잉글랜드, 프랑스,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경쟁하는 가운데 내년 3월 FIFA 집행위원회에서 개최국이 결정된다. 여자 A매치만한 홍보 기회도 없음을 대한축구협회가 직시해야 할 듯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