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을 찾는 이에게 영화인들이 추천하는 영화
《 “미쳤다고 생각하고 20초만 용기를 내봐. 상상도 못할 일이 펼쳐질 거야.”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2012년)에 나오는 대사다. 세월호 참사로 모두 우울한 요즘은 심기일전의 용기가 필요한 때이다. 이런 경우 영화 한 편이 힘이 되기도 한다.
영화인들이 어려운 시절 용기를 주었던 영화, 위안이 필요한 이들에게 권할 만한 영화를 추천했다. 》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로마의 휴일’(1955년)을 추천했다. “선남선녀의 아름다운 스토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아픈 현실을 잠시 잊고 싶을 때는 달콤하고 따뜻한 영화가 좋다.”
민병록 영화평론가협회장(동국대 영상영화학과 교수)이 고른 영화는 ‘포레스트 검프’(1994년)와 ‘언터처블: 1%의 우정’(2011년)이다. ‘포레스트 검프’는 지능지수가 75에 불과한 검프가 인생의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그렸고, ‘언터처블…’은 백인 부자와 흑인 백수의 우정을 담았다. 민 회장은 “이기심에 가득 찬 혼란 속에서 현대인에게 삶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영화들”이라고 평가했다.
윤제균 감독은 대입 삼수생 시절에 본 ‘죽은 시인의 사회’(1990년)에서 위안을 얻었다고 했다. 윤 감독은 “세상이 각박하지만 주변에는 믿고 의지할 사람들이 있으며, 올바름이 힘을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영화”라고 했다. 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어 학교 현실을 비꼰 코미디 ‘두사부일체’(2001년)를 만들었다.
한국의 작은 영화들을 사랑해 최근 ‘들꽃영화상’을 제정한 미국인 평론가 달시 파켓 씨도 세월호 사고 소식에 마음 아파했다. 그는 대만 영화 ‘하나 그리고 둘’(2000년)을 추천했다. 병상에 누워 의식이 없는 할머니에게 사위와 딸, 그리고 외손주들이 찾아와 지나온 삶에 대해 고백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파켓 씨는 “삶의 아픔을 간결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