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몇명 갈아치우고 끝내선 안돼”

안철수-김한길, 세월호 대정부 포문… 특검 도입-범국가 안전委 구성 요구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본격적인 대정부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두 대표는 이날 △특별검사 도입 △국회 청문회 △6월 국정조사 △여야정 및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범국가적 안전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했다.

‘수습과 위로가 먼저’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 온 발언 수위도 달라진 느낌이다. 김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국가안전처 설치 등 즉흥적 대책으로 상황을 마무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장관 몇 명을 갈아 치우는 것으로 책임을 물었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도 “정부 무능과 무책임이 드러난 이상 지금은 국회가 역할을 다해야 한다. 관료 카르텔을 타파하고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기득권을 물리쳐야 한다”며 날을 세웠다.

당 지도부의 강경 드라이브는 실종자 구조·수색 등의 사태 수습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고, 정부의 책임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새정치연합은 자신들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망각하고 있다”며 “정치공세에만 치중하는 새정치연합은 단 한 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주제는 ‘세월호 참사’였지만 안 대표는 회견 끝 부분에서 ‘안철수 사람 심기’ 논란에 휩싸인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전략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안 대표는 “기성 정치권 밖의 새로운 인물 발탁이 전략 공천이다. 당내에도 과거 전략 공천으로 정계에 입문해 큰 정치인이 된 분이 많다”며 “윤 후보는 광주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시민 리더십’을 실천할 수 있는 분이며 ‘광주의 박원순’이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옹호했다.

광주시장 경선을 준비해온 강운태 광주시장, 이용섭 의원은 3일 탈당계를 냈고 두 사람의 지지자 250여 명도 6일 탈당했다.

당내 일각에선 이날 안 대표의 긴급 기자회견을 놓고 윤 후보 전략 공천 문제로 증폭된 당내 갈등을 세월호 참사 이슈로 전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