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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국내 PTSS치료 걸음마 수준, 왜

입력 | 2014-05-02 03:00:00

[세월호 참사/‘안전 대한민국’ 이렇게 만들자]
주 2회 상담까지만 건보 적용… 수가 낮아 병원-의사들도 기피




서울 동작구 보라매병원 ‘경찰 트라우마 센터’의 PTSS 환자 영상치료 모습. 동아일보DB

국내에서 이뤄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PTSS) 치료는 걸음마 단계라는 게 의료계의 평가다. PTSS를 전공한 정신건강전문의 수가 부족하고, 치료법 개발도 부진한 상황이다. 또 현재 PTSS 환자의 약 80%가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라 대형 재난 사고로 인한 PTSS 환자 치료 경험도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서울 아현동 가스 폭발 등 수많은 대형 사고를 겪었는데도 왜 이렇게 됐을까?

의료계에서 정신건강의학과는 변방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돈이 안 되는 분야라는 것. 농담반 진담반으로 ‘의사 사회에서 정신건강의학과를 전공한 사람은 동기 모임에서 공짜로 먹어도 된다’는 얘기까지 있을 정도다.

이런 현상에는 상담치료에 대한 낮은 수가(진료 행위를 했을 경우 건강보험에서 병원에 지급되는 돈)도 원인 중 하나다. 기계를 이용한 진료, 약물 치료 등에 비해 의사가 말로 하는 치료의 경우 수가가 낮다.

한국에서 45분 수준의 상담 치료를 진행하면 대학병원의 경우 약 3만1290원의 수입을 거둔다. 또 15∼45분은 2만100원 정도다. 미국에서 1시간 상담에 최소 30만 원의 수입을 거두는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심리치료 자격증 소지자가 운영하는 사설 심리상담소도 1시간에 10만 원 이상 받는다”며 “병원에서는 수입이 적은 PTSS 환자 등 정신건강의학과 환자를 달가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들의 부담도 큰 편이다. 상담의 경우 건강보험은 주 2회만 적용된다. 주 3회 이상 집중 치료가 필요한 PTSS 초기 환자들은 부담 탓에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재 정신건강의학회가 PTSS 환자의 집중 치료기간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늘리는 것을 건의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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