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헌 결정의 중요한 근거는 “게임의 자발적 중단이 쉽지 않다”는 대목이다. 즉, 중독이 된다는 이야기다. 게임에 몰입하면 쾌락중추가 자극되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도파민이 분비된다. 한창 행복한 상황을 강제적으로 중단하기란 어른들도 쉽지 않다. 흡연자에게 담배를 빼앗거나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사람에게 TV 리모컨을 빼앗는다고 상상해 보라. 하물며 충동을 조절하는 뇌의 전두엽이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더하다.
▷많은 엄마들이 아이의 게임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한 어머니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 아들이 게임을 한다는 걸 알고 게임회사에 전화해 게임 ID를 삭제했다. 이튿날 어머니 방문 앞에 아끼던 애완견이 죽어있었다. 아들은 “엄마가 내 게임 ID를 없앤 것은 애완견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중독센터에는 이런 사례가 끝도 없이 이어진다. 얼마 전 PC방에 가려고 두 살배기 아들을 죽인 20대 아버지도 게임 중독의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