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폭행’ 파문에 휩싸였던 성남FC 박종환 감독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축구계에선 시민구단의 한계와 더불어 박 전 감독과 신문선 성남 구단 대표이사의 불편했던 관계를 들며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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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수 폭행 불명예 퇴진…시민구단 한계 드러낸 성남
시장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구단 징계 늑장
피해선수들 회유·사건축소 시도 의혹까지
박 전 감독, 신문선 구단 대표이사와 불화설
축구계선 “결국 터질 게 터졌다” 한목소리
성남FC 박종환(76) 감독이 22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16일 성균관대와의 연습경기 도중 소속 선수 2명의 얼굴에 손을 대 ‘폭행논란’을 일으켰던 박 전 감독은 이로써 지난해 12월 23일 성남FC의 창단 사령탑으로 취임한 이후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 박 전 감독의 사퇴로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뒷맛은 영 개운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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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감독은 자진 사퇴 의사가 알려진 직후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퇴 결심은 내 스스로 했다. 하지만 억울한 것이 많다”며 “내 나이에 무슨 폭행이냐. 폭행은 솔직하게 아니다”고 말했다. 성남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박 전 감독이 ‘이번 일로 고통을 받았을 김성준, 김남건 선수를 비롯한 모든 선수단과 성남FC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다’고 발표했지만, 박 전 감독의 입장은 달랐다. “(구단주인 성남 이재명) 시장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 같아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 시민구단의 한계?
사건이 발생한 뒤 자체 진상조사를 펼친 성남 구단은 당초 21일까지 구단의 자체 징계 내용을 발표하려 했지만,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과의 의견 조율에 시간을 허비하며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구단이 앞장서서 폭행당한 선수들을 회유하고 사건의 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12월 박 전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한 당사자는 사실상 이재명 시장이었다. 이런 까닭에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는 이 시장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구단의 징계 결정이 난항을 겪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경질’ VS ‘2개월 출장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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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성남 구단은 박종환 전 감독의 후임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신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A감독이 후임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