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부진의 늪에 빠졌던 미셸 위가 20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 코올리나 골프장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에서 3년 8개월 만에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허리를 90도로 꺾은 ‘ㄱ’자 퍼팅 자세의 미셸 위가 18번홀에서 우승을 결정짓는 퍼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 미셸 위, 3년8개월 만에 LPGA 우승
롯데챔피언십 합계 14언더파 우승컵
개인 통산 3승째…시즌 상금랭킹 1위
고질적 약점 퍼팅…자세 교정 후 효과
아이언 샷도 안정적…그린적중률 1위
‘골프천재’가 살아났다. 미셸 위(25·나이키골프)가 긴 침묵을 깨고 미 LPGA 투어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70만 달러)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날 5타를 줄인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3위, 김효주(19·롯데)는 10언더파 278타를 쳐 4위에 올랐다.
● 골프천재의 부활?
우승으로 미셸 위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올 시즌 그의 고른 활약이 눈길을 끈다.
2005년 15세의 나이로 프로가 된 미셸 위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나이키골프와 소니로부터 1000만 달러가 넘는 계약금을 받는 등 여자골퍼 최고 대우를 받았다.
잊혀져간 골프천재는 올해 확실하게 달라졌다. 7개 대회에 모두 컷을 통과했고, 이번 대회 포함 세 번이나 챔피언조에서 우승을 다퉜다. 특히 7일 끝난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렉시 톰슨과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아이언 샷과 고질적인 약점으로 평가받던 퍼팅이 눈에 띠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미셸 위의 올 시즌 아이언 샷 그린적중률은 81%로 전체 1위에 올라 있다. 또 지난해부터 허리를 앞으로 많이 굽히는 ‘ㄱ’자로 퍼팅 자세를 바꾼 것도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홀 당 평균 퍼팅 수 1.799개로 41위,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 30.5개로 70위에 불과하지만 2012년 홀 당 퍼팅 수 1.892개(119위),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 31.16타(119위)와 비교하면 확실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미셸 위는 그린적중률 82%,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는 29개 밖에 되지 않았다.
● 미셸 위 시대 개막?
3년8개월 만의 우승은 여러 의미를 갖는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기록은 시즌 평균타수다. 미셸 위는 7개 대회에서 69.57타(1위)를 기록 중이다. 스테이시 루이스(69.86타), 박인비(69.88타)보다 낮다. 역대 최저를 보인 2009년(70.573타) 보다 1타 이상 줄어든 숫자다.
학업에 대한 부담이 사라진 것도 미셸 위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미셸 위는 2007년 스탠퍼드대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입학했다. 이 때문에 학업과 투어를 병행하느라 성적이 저조했다. 2012년 5년 만에 졸업장을 받아든 미셸 위는 이후부터 투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성적도 좋아지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