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경제부
우울한 구조조정 소식은 삼성뿐만이 아닙니다. NH농협증권과의 합병을 앞둔 우리투자증권과 매물로 나와 있는 현대증권, 대만 유안타증권으로의 피인수가 예정된 동양증권은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이미 업계에서는 ‘수백 명을 자르기로 했다더라’ 같은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억대 연봉’을 자랑했던 증권사 임원들이 가장 먼저 여의도를 떠났습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62개 증권사 임원(등기이사·비등기 임원·감사)은 총 968명으로 2012년 말(1071명)보다 9.61%(103명)나 줄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이 국내 증권사의 기초체력을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람만 자른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겁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주식 위탁매매에만 의존했던 수익구조를 어떻게 개편할지 절실히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국내 증권업계의 가장 큰 문제는 증권사별로 차별화 없는 수익구조입니다. 거래가 줄어드니 다 같이 실적이 저조해지는 악순환에 빠진 겁니다. 증권사 내부에서도 이번 기회에 자산관리, 투자은행(IB) 업무 등 수익원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증권업계가 ‘잔인한 봄’을 지나 초록이 풍성한 여름을 맞이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