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새의 꿈, 안중근'에는 태권도 고유의 무술성을 살린 장면이 창작 품새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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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권 총장의 우석대 발전방향은 세계를 향한 특성화 즉 ‘글로컬(glocal)’전략에 있다. 진천 캠퍼스 공연이 끝난 후 공연단 학생들이 이학교의 모토가 적힌 틀래카드를 들고 관객들에게 인사하기위해 무대로 나가고 있다.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는 8일 충북 진천읍 우석대 진천캠퍼스에서 '파랑새의 꿈, 안중근'의 공연을 통해 태권도의 새로운 가능성을 스토리텔링을 입힌 퍼포먼스에서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우석대학교 진천캠퍼스 준공식에 초청된 진천군민들은 우석대학교 태권도 공연단의 한 동작 한 동작을 숨죽인 채 지켜봤다. 극중 안중근 의사가 칼을 들고 하늘 높이 뛰어올라 내려오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가를 때는 박수와 함께 환호를 터뜨렸고,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하얼빈역서 저격한 후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쓰러질 때는 나라 잃은 슬픔을 그대로 공감하며 숙연해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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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의 꿈, 안중근'의 제작비는 단돈 1천만원에 불과하다. 학생들은 이 돈으로 공연을 가능하게 하기위해 모든 무대 장치를 스스로 만들었다.
'파랑새의 꿈, 안중근'은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구성원들의 역사인식에 대한 발로를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 구현한 창작물이다. 작품을 기획 제작한 최상진 우석대 태권도학과 학과장(50)은 "우석대 창립자인 고 서정상 박사가 우석대 건학이념으로 내세웠던 '황금백만이불여일교자(黃金百萬而不如一敎子: 황금 백만 냥도 자식 한 명 가르치는 것만 못하다)'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과도 일치한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최 교수는 "이분들의 뜻을 시대흐름에 맞는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역사도발'에 대응하려면 국민들도 '역사인식'을 새로이 하는 게 필요하다고 느껴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공연물을 기획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안중근 의사를 연기한 문지운 학생이 연습 도중 일제강점기를 상상하며 우는 걸 보고 공연자의 느낌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기 위해 연기지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학생들이 이학과 김선희 교수로부터 운동생리학 강의를 듣고 있다.
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 학생과 교수들이 교수연구실에 모여 태권도 품새에 대한 토론을 하고 있다.
'파랑새의 꿈, 안중근'의 피날레. 안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피묻은 태극기를 흔들면서 대한독립을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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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학과 1층 공연단 연습실 천장에는 학생들의 발차기에 날라간 공들에의해 만들어진 구멍이 숭숭 뚫려있다. 노력이 만든 '훈장'이다. 창조적인 행동도,창의적인 생각도 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이뤄질 수 없음을 천장에 뚫린 '훈장'이 웅변한다.
김응권 우석대 총장은 "'파랑새의 꿈, 안중근'을 만들어낸 창작과 창의성은 지방대학이 수도권 대학과 겨뤄 비교우위를 지켜낼 수 있는 특성화의 한 예"라며 "태권도학과 같은 '도전'은 지방대가 살기위해서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태권도학과 1층 연습실 천장에는 시범단 학생들의 '공중 격파' 연습이 만든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있다. 도전은 생각만으로는 되지 않으며 땀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징표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