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쇼핑 고급화 바람 뚜렷
9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화면세점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면세점 및 백화점 업계는 이달 30일 시작되는 중국 노동절에 맞춰 관광객이 대거 방한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9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2013 외래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쇼핑 장소 1위는 명동(41.4%)이었다. 시내면세점(33.7%)과 백화점(26.2%)이 뒤를 이었다. 동대문시장(24.9%)과 남대문시장(9.4%)은 각각 4위와 8위에 올랐다.
중요한 것은 재래시장 이용이 줄고 면세점 및 백화점에서의 쇼핑이 늘어났다는 데 있다. 시내면세점을 이용한 외국인 비율은 2012년 27.0%에서 2013년 33.7%로 늘었다. 반면 동대문시장 이용 비율은 28.3%에서 24.9%로, 남대문시장은 11.0%에서 9.4%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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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해 주요 면세점과 백화점에서는 중국 관광객 매출이 2012년보다 최대 2배 가까이로 늘어났다. 롯데면세점의 2013년 중국인 고객 매출액은 1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3.9% 성장했다. 중국인 매출액은 2011년 4700억 원, 2012년 9200억 원으로 해마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전체 매출 3조5500억 원 가운데 중국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5%가 넘었다. 신라면세점에서도 중국인 고객 매출이 2012년 90%, 2013년 58% 성장했다.
백화점 역시 중국인 관련 매출 신장이 눈에 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중국인 고객 매출이 2012년 156% 증가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45% 늘었다. 현대백화점에서는 2012년 158.8%, 2013년 180%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였다.(2012년 매출 신장률 177%, 2013년 87%)
업계에서는 이런 여세를 몰아 중국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3일)를 앞두고 유커의 마음을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이 선호하는 제품을 패키지로 기획해 특별 할인해주고, 신라면세점은 서울N타워 입장권을 증정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김수현을 앞세워 한류 마케팅에 나선다.
한편 일각에서는 손 큰 중국인 관광객들이 재래시장을 외면하고 면세점이나 백화점 쇼핑을 늘림으로써 국내 기업이 아닌, 일부 수입 명품 브랜드에만 소비가 집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그동안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재래시장에서만 찾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상품의 질을 높이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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