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사회부
밤이면 스산했던 영국 에든버러, 조선업 침체로 실직자가 양산된 덴마크 프레데릭스하운, 면화 무역 쇠퇴로 스러져가던 미국 텍사스 주 항구도시 갤버스턴이 모두 특성 있는 축제로 부활했다. 국내에서는 강원 화천군이 산천어, 경남 진주시가 유등(流燈) 하나로 빛을 봤다.
대전에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축제가 하나 있다. 계족산 황톳길에서 매년 5월 열리던 맨발축제. 한 민간기업에서 시작한 이 축제는 황톳길을 맨발로 걷거나 달리는 지구촌 이색축제로, 지난해에는 외국인 2000명을 비롯해 전국에서 3만여 명이 몰려 열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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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에는 축제가 열리지 않는다.
관광객 수에 비해 주차 공간, 화장실,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해 오히려 이 기업에 불만을 갖는다는 것이다. 기업 측은 “민간기업이 모두 책임지고 추진하기엔 한계를 느낀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성공한 축제를 유심히 지켜보면 민관 합동이 기본이다. 관에서 주도했다 하더라도 민간에 위탁하거나, 민간이 시작한 축제 역시 관에서 지원하는 추세로 전개되고 있다. 맨발축제는 중부권에선 처음으로 민간이 주도한 대규모 축제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관이 나서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지역을 살리는 대표 축제로 거듭나게 해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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