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우승 이끈 위성우 감독 현역시절 식스맨, 여러팀 떠돌아… 당대 최고 감독들에 팀 운영 배워 지독한 훈련-맞춤 전술로 명장 반열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이 29일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신한은행을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팀만이 할 수 있는 세리머니인 골망 자르기를 하고 있다. WKBL 제공
○ 몸이 기억해야 이긴다
위 감독 부임 후 우리은행 훈련장 식당 아주머니들의 퇴근이 늦어졌다. 훈련 내용이 나쁘면 예정된 저녁식사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오후 3시에 시작한 훈련이 오후 10시에 끝난 적도 있었다. 훈련 목표를 채우기 전에는 절대 관두지 않았다.” 여자농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잠시 팀을 비웠던 위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족한 훈련을 채우려고 밤늦도록 연습장 불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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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돌이 신세가 오히려 행운
위 감독은 현역 시절 주류와는 거리가 먼 무명이었다. 식스맨으로 간간이 코트에 섰다. 아마추어 현대와 프로 SBS, 동양, 모비스 등을 전전했다. 여러 팀을 옮기면서 국내 최고 감독들의 가르침을 받은 것은 큰 자산이 됐다. 김진 LG 감독과 유재학 모비스 감독뿐 아니라 신선우 한국여자농구연맹 전무, 최희암 임달식 감독과도 인연을 맺었다. 위 감독은 “전술뿐 아니라 선수 장악과 관리 등에 대해 폭넓게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선수로 한 번, 코치로 일곱 번, 감독으로 두 번 등 통산 10번째 우승반지를 낀 위 감독은 어느덧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대표팀을 이끈다. 그는 “아직 멀었다. 얼떨결에 우승했던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에 더 높은 벽을 느꼈다. 아직 채울 게 많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