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풍 총장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학교가 기존 대학 교육 패러다임의 틀을 깨고자 학교 관계자 모두 혁신에 나선 노력이 인정을 받았다”면서 “이 결과에 안주하지 않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적인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사학 명문인 스탠퍼드대 등 유수의 학교들은 재정의 30∼40%를 교수연구 결과와 산학협력 라이선싱 등으로 충당한다. 이러한 대학들이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중은 30% 미만. 유 총장은 “해외 유명 명문대들은 대학의 기능이 기업가를 양성하는 정도에서 나아가 직접 직업을 창출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국내 대학들은 아직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실정. 기업가 양성 수준에서 걸음마 단계인 셈이다.
하지만 서강대는 연구역량을 키워 연구비를 많이 수주하고, 연구개발이 바탕이 된 산학협력으로 특허를 획득하도록 일찍부터 교수들을 독려했다. 기업가 정신에 바탕을 둔 대학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서강미래기술연구원(SIAT)’을 만들어 학문 간 고립성을 깼고,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라는 창업투자회사를 만들어 창업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유 총장은 “나 역시 2009년 서강대 산학부총장을 맡으면서 창업을 경험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초임계 이산화탄소 유체 추출법’이란 특허로 염분, 열량이 적은 ‘서강라면’, 항암 효과를 높인 ‘서강 홍삼정’을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이 지금의 학교 발전 방향을 이해하고 수립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정부가 대학 구조조정의 고삐를 본격적으로 조이고 있는 지금, 서강대는 어떤 특성화 정책을 준비하고 있을까.
유 총장은 “우선 중장기적으론 대학, 산업, 지역이 연계된 기업가형 대학으로 특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학의 연구 결과가 실험실 수준을 넘어 사업화까지 나아가고, 또 교육·연구에 재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로 만든다는 얘기다.
또 학교는 기업가형 대학 특성화 정책에 맞춰 관련 인프라도 체계적으로 갖춰 나가고 있다. 유 총장은 “기업가 정신을 연구하고 그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SIAT, 기술지주회사 등을 운영하는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꼽았다. 전공 분야를 초월한 융합을 통해 반도체, 의료기기,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선 이미 대형 과제를 많이 수주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얻었다는 설명이다. 유 총장은 마지막으로 학교의 경쟁력으로 국제화 수준을 들었다. “우리 학교는 외국의 유수 명문대와 학술 교류는 물론이고 문화, 스포츠 등에서도 폭넓은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국제화 선도 대학인 셈이죠.”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