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맹우 시장 중도사퇴 후폭풍 야당관계자들 기자회견서 맹비난… 울산시장 선거판도에 영향 미칠듯 위치논란 시립도서관 사업 등 타격… 유스호스텔 건립도 반대 여론 고개
‘6월 30일.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12년간 시정을 맡았던 박맹우 울산시장이 퇴임식을 마치고 공무원과 시민들의 박수를 받으며 떠났다. 눈물을 흘리는 공무원도 많았다….’
그러나 박 시장의 이런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금연 경험을 살려 퇴임 후 ‘금연 전도사’로 활동하겠다”던 약속도 물거품이 됐다. ‘혹시 있을지 모를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31일자로 시장직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박 시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전 중도사퇴’에 야당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가 크다.
○ 울산발 연쇄 중도사퇴 여파 관심
박 시장이 7·30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하려면 새누리당 울산시장 후보로 출마한 강길부(울주) 김기현 의원(남을) 중 한 명이 다음 달 12일 당내 경선에서 공천자로 결정돼야 한다. 시장 후보가 되는 의원은 의원직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울산발(發) 연쇄 중도 사퇴’의 후폭풍이 이번 지방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다른 선거 출마 목적의) 중도 사퇴를 금지하는 법률을 만들거나 유권자들이 보궐선거 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더라도 악순환은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 논란 사업은 어떻게?
박 시장 재임 기간에 논란이 일었던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시립도서관 위치와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문수축구경기장 유스호스텔 건립 등이 있다. 이들 모두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박 시장이 강력하게 밀었다. 중도 사퇴 소식이 전해지면서 “해당 사업들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지 선정 당시 “조용해야 할 도서관과 시끄러운 장터가 한곳에 들어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이곳은 울산석유화학공단 공해가 주거지로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 온 녹지대여서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문수축구경기장(관중석 4만4102석)의 3층 관중석(8102석)을 없애고 46개 객실을 갖춘 유스호스텔을 짓는 사업도 논란거리다. 관중석이 4만 석 이하로 줄어들면 국가대표팀 간 축구경기(A매치)의 개최가 어려울 수 있다. 또 “문수축구경기장 유스호스텔 건립비(153억 원) 정도면 다른 곳에 100실 이상의 호텔도 지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