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20년…민선5기 성과와 과제]<12>서울 종로구
2012년 7월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에 문을 연 ‘윤동주 문학관’ 전경. 버려진 물탱크 시설 등을 활용해 일제강점기 당시 윤동주 시인의 문학과 삶을 담은 공간으로 꾸몄다. 종로구 제공
○ 방치된 공간에 문화예술의 숨결을
종로구는 최근 방치된 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2012년 7월 문을 연 ‘윤동주 문학관’이 대표적 사례다. 버려진 물탱크와 가압장 시설을 철거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활용해 시(詩)의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제1전시실(시인채)은 시인의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에 시인의 일생을 담은 사진 자료와 친필원고 영인본을 전시하고 있다. 제2전시실(열린 우물)은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해 자연광이 비치는 작은 뜰로, 제3전시실(닫힌 우물)은 사색을 위한 공간으로 각각 꾸몄다. 2012년 대한민국 공공건축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데 이어 건축전문가 100명이 뽑는 한국의 현대건축 베스트 18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2월 세상을 떠난 한국화가 남정(藍丁) 박노수 화백의 옛집은 지난해 9월 종로구 첫 구립미술관인 ‘박노수 미술관’으로 탈바꿈했다. 박 화백과 유족들이 2011년 11월 종로구에 기증한 가옥과 정원, 소장해 온 고미술과 골동품, 고가구, 수석 등 1000여 점을 바탕으로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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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 관계자는 “방치된 시설에 전통과 문화를 입혀 되살린 공공건축 우수사례들로 꼽힌다”며 “윤동주 문학관은 1년 6개월 만에 14만 명을 돌파하는 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 전통과 현대의 조화가 과제
종로구는 옛 문화와 현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어서 병립하는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최근 조선시대 종친부 건물이 원래 자리로 돌아온 것처럼 현대의 개발방식에 따라 밀려난 ‘문화재들의 제자리 찾기’를 서둘러야 할 상황이다.
종로구는 이를 위해 대한제국의 왕립극장이며 상설 실내극장이었던 ‘원각사’의 복원을 추진하고 있다. 종로구 관계자는 “정부가 지정한 광화문에서 숭례문까지 ‘국가 상징거리’ 가운데 종로구 구간만이라도 우선 복원이 가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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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관계자는 “광화문 지역의 경우 사업지구별로 개별적으로 진행돼 지지부진했지만 보행 동선과 지하공간을 연계해서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해 돌파구를 찾았다”며 “창신동 개발도 주민에게 이득이 되는 방식으로 통합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