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사상 첫 공격성공률 1위… 블로킹은 5년내리 적수 없어 팀 성적 안좋아 MVP 힘들듯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 양효진(왼쪽)이 상대 블로킹 사이로 공격하고 있다. 양효진은 이번 시즌 공격성공률 속공 블로킹 1위, 시간차 3위를 기록하며 여자부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동아일보DB
양효진은 2013∼2014 NH농협 V리그 정규시즌 30경기에서 공격성공률 51.4%로 공격상을 차지했다. 날개 공격수가 아닌 센터가 공격상을 차지한 건 남녀부 통틀어 양효진이 처음이다. 양효진은 또 주특기인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1.044개로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세트당 블로킹 1개를 넘긴 것은 2006∼2007시즌 남자부 방신봉(당시 LIG손해보험·1.093개) 이후 처음이다. 양효진이 기록한 시즌 560득점 역시 여자부 토종 선수 중 1위(전체 7위)다.
양효진은 지난 시즌 공격성공률 52.7%를 기록하고도 공격상을 타지 못했다. 프로야구에 규정타석이 있는 것처럼 공격상 순위에 이름을 올리려면 팀 전체 공격의 20% 이상을 차지해야 하는데, 지난 시즌에는 19.7%에 그쳤다. 공격 시도가 9번 모자랐던 것. 프로야구에서 규정타석 미달분을 모두 아웃으로 처리해 기록을 다시 따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프로배구 공격성공률을 계산했다면 양효진은 51.9%로 지난 시즌 공격왕 알레시아(당시 기업은행·50.7%)를 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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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양효진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하는 배구 전문가는 많지 않다. 소속팀 현대건설이 6개 팀 중 5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실력에 비해 상복이 없는 편이다. 라운드 MVP는 탄 적이 있지만 정규시즌이나 챔피언결정전 MVP와는 거리가 멀었다. 현대건설이 2010∼2011시즌 우승했을 때 MVP는 팀 선배 황연주(28)였다.
프로배구 MVP를 타지 못해도 양효진은 올해 세계무대에서 진가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세계그랑프리 배구대회와 인천 아시아경기가 양효진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