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스포츠부 차장
문제는 이튿날 한 인터넷 매체가 나 위원의 청룡장 수상을 거론하며 ‘김연아가 못 받는 것을 나경원은 받았다’고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여러 매체가 앞다퉈 이 내용을 다뤘다. “나경원이 한 게 뭐 있냐” “나경원은 그럼 체육영웅?”이라는 댓글을 제목으로 내건 곳도 많았다.
세계적인 석학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 “우리 5000년 역사에 이렇게 압도적으로 세계를 이겨본 적이 없다. 그래서 존경스럽다”는 찬사까지 보낸 김연아가 지금까지 346명이나 받은 청룡장의 주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누리꾼이 분개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나 위원이 비난받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선수가 아닌 체육행정가로서 청룡장을 받은 이들은 이전에도 많았다. 다만, 일부 언론이 그들의 대표(?)로 나 위원을 등장시킨 것은 그가 유명하기 때문일 것이다. 클릭 수를 중요하게 여기는 인터넷 매체가 ‘선과 악’의 구도로 만든 기사가 관심을 끈다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 사기 진작과 국위를 선양하였다고 특별히 인정하는 종목 등에는 가산점을 부여해 훈격 조정이 가능하다’는 특례 조항을 적용해 김연아의 청룡장 수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전 국민을 행복하게 했던 김연아는 받을 자격이 충분하니까. ‘장애인체육인’ 나 위원도 받을 자격이 있다. 평창 스페셜올림픽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진 이 땅의 모든 지적장애인과 그 가족들도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이승건·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