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키 185cm 식스팩 男들, 셔츠 청바지 이어 팬티까지… 꺄악∼ 소리 절로 나겠네
여성 전용 공연인 ‘미스터 쇼’를 연출한 박칼린 씨. 공연 중 남성 배우들이 객석을 돌아다니며 칵테일을 파는데 배우가 여성들의 손을 잡아끌지 않는 한 먼저 배우의 몸을 만져서는 안 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MC를 맡은 뮤지컬 배우 정철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빠른 음악에 맞춰 청바지에 반팔 흰색 티셔츠를 입은 평균 키 185cm의 20, 30대 남자 배우 8명이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뒤돌아서 엉덩이를 내밀어 원을 그리듯 앞뒤, 양옆으로 움직이며 웨이브를 타더니 손으로 셔츠를 찢어버릴 듯 벗어던졌다. 이어 청바지마저 벗어던지자 노랑 주황 연두색깔의 사각 팬티만 남았다. 복근엔 식스팩이 선명했다. 춤을 추다가 일제히 팬티를 벗어 공중으로 던져 올리는 것으로 총 8개 코너 중 하나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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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욕망을 깨우는 쇼’를 내건 공연의 수위가 최대 관심사인 가운데 막바지 연습 현장을 찾았다. 13일 연습에선 배우들이 벗어던진 팬티 안에 작은 속옷을 하나 더 입고 있었다. 실제 공연에선 이 장면에서 주요 부위를 흐릿하게 비치는 유리로 살짝 가린다.
배우들은 ‘교생 꼬시기’ ‘길거리 싸움’ ‘칵테일파티’ ‘제복’ 등 주제별로 교복, 제복 등을 입고 나와 대사 없이 춤추며 연기한다. 8명 배우 중엔 헬스 트레이너 출신이 4명이다.
‘칵테일파티’에선 배우들이 여성 관객을 무대 위로 불러내 의자에 앉힌다. 여성에게 바짝 다가선 남자 배우가 몸을 흔들며 셔츠를 벗었다. 여성의 얼굴을 자신의 배로 끌어당긴 다음 허리를 돌리기 시작했다. 팬티만 입은 채 여성의 양손을 잡아 자신들의 가슴과 배, 양쪽 엉덩이를 쓸어내리도록 했다.
십수 년 전부터 이런 공연을 구상했다는 박 씨는 “누구나 욕망을 갖고 있는데 여성들은 숨어서 이를 해소해야 하는 게 싫었다”며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신나게 놀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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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