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A 女 슈퍼페더급 챔프 ‘새터민’ 최현미, 방어전 비용마련 국민모금
세계복싱협회(WBA) 소속 국내 선수 중 유일한 세계 챔피언인 ‘새터민 복서’ 최현미. 그는 지난해 8월 슈퍼페더급에서 챔피언 벨트를 따냈지만 4월로 예정된 방어전을 치르는 데 필요한 경비를 구하지 못해 타이틀자격을 박탈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최현미 선수 제공
WBA 소속 국내 선수 중 유일한 세계 챔피언인 최현미가 4월 29일 슈퍼페더급 1차 방어전을 앞두고 대회 개최 비용 걱정에 빠졌다. 다른 스포츠 종목보다 스폰서가 적은 여자 복싱은 선수 측이 직접 후원자를 구해 방어전 개최 비용 1억2000만 원가량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경기는 충남 예산군 윤봉길 문화축제 행사의 일환으로 개최될 예정이지만 비용이 충분하지 않다. WBA 규정상 챔피언 획득 9개월 내에 방어전을 치르지 않으면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
최현미는 2008년 10월 페더급(57.15kg) 챔피언에 오른 뒤 지난해 8월 체급을 올리기 전까지 7차례 방어전을 치르며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경기를 준비한 적이 없다고 한다. 2011년 5차 방어전 때에는 예정됐던 경기가 비용 부족 때문에 무산됐다. WBA로부터 ‘자격 박탈 경고’를 받고 아버지 최영춘 씨(49)가 기한을 연장해가며 스폰서를 구한 끝에 간신히 방어전을 치렀다. 지난해 4월 페더급 7차 방어전에서는 스폰서가 대전료와 훈련비 7000만 원을 주지 않고 달아나는 아픔까지 겪었다. 최현미는 훈련비를 아끼기 위해 체육관 인근 고시텔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서러움을 견뎌냈다.
최현미는 “실력을 키우면 언젠가 여자 복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거라 믿는다”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버지 최 씨는 “미국과 일본에서 귀화 제의가 온 적도 있다. 물론 현미는 (그런 제안을) 거들떠보지도 않지만 애비로서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후원 문의는 유캔펀딩(ucanfunding.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