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듀오로 내한공연하는 유럽대표 관악주자 프레수씨
쿠바의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왼쪽)와 함께 15일 내한 공연을 갖는 이탈리아 관악주자 파올로 프레수. 그는 한국과의 인연에 대해 “2010년 자라섬에서 딱 하루 연주했는데 그곳 분위기와 관객이 너무 훌륭해 좋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LG아트센터 제공
지중해에 뜬 이탈리아 사르데냐 섬 출신 관악주자 파올로 프레수(53)와, 카리브해 연안의 쿠바에서 태어난 피아니스트 오마르 소사(49)는 각자의 분야에서 경지에 올랐다.
고즈넉하면서도 분방한 트럼펫과 플뤼겔호른 연주를 들려주는 프레수와 격정의 타건을 앞세운 소사가 15일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논현로 LG아트센터에서 듀오 공연을 연다.(4만∼8만 원. 02-2005-0114)
듀오로 활동하는 오마르 소사(뒤)와 파올로 프레수. LG아트센터 제공
2010년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에서 트리오 형태로 첫 내한무대를 꾸민 뒤 4년 만에 한국을 찾는 프레수를 e메일로 먼저 만났다. 극도로 섬세한 음색과 정갈한 연주로 정평이 난 그는 랠프 타우너, 유리 케인, 칼라 블레이, 존 존 같은 다양한 명장과 ECM, ACT, 블루노트 같은 명음반사를 넘나들며 함께 작업한 유럽 대표 관악주자다.
―듀오 앨범 ‘알마’가 나온 지 2년 됐다. 당시 작업을 돌아본다면….
“사운드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소리가 이끄는 대로 서로를 움직였다. ‘카인드 오브 블루’(마일스 데이비스의 1959년 앨범)를 머리에 담고 스튜디오에 갔다. 우린 즉흥연주를 아주 많이 했고, 모든 건 연주하는 도중에 태어났다.”
―마일스 데이비스와 엔리코 라바(이탈리아의 트럼펫 명연주자), 둘 중 당신에게 더 많은 영향을 준 음악가는 누군가.
―소사는 어떤 음악인이라고 보나.
“소사의 세계는 아주 매혹적이다. 그의 음악에 배어드는 영적인 아이디어를 좋아한다. 호기심 많고 예측불가능한 사람이다. 그와 무대에 오르는 일은 기쁨이고 그 기쁨은 매일 늘어난다.”
―사르데냐 섬 출신이라는 점도 당신 음악에 녹아드는지….
“양치기와 농부 집안에서 태어나 땅과 공동체의 중요성을 배웠다. 이걸 세계를 돌며 모든 이들과 나누고 싶다. 사르데냐 전통음악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콘서트가 끝나면 늘 ‘음악에서 사르데냐가 들렸다’는 사람이 있다.”
“아직 아이디어 단계다. 자케스 모렐렌바움(브라질 첼리스트)의 편곡으로 현악을 넣으려 한다. 한국 콘서트에서는 앨범 ‘알마’의 곡을 연주하는 것과 더불어 몇 년 전 별세한 이탈리아 가수 루치오 달라에 대한 헌정을 할 생각이다. 그를 위해 우리는 보통 ‘카루소’를 연주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