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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식-정몽준 ‘내사람 심기’ 경선 1R

입력 | 2014-03-10 03:00:00

[달아오르는 지방선거]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이미 경선 레이스를 시작한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과의 물밑 기 싸움이 치열하다.

양 진영 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은 7일 오후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당 운영위원회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번 지방선거에 서울지역 구청장 등 후보로 나설 당협위원장이 최대 6명으로 예상되면서 후임 당협위원장 인선을 두고 운영위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진 것.

서울시장 경선은 당헌당규에 따라 대의원 20%, 당원 30%, 국민참여선거인단 30%, 여론조사 20% 원칙을 바탕으로 치러진다. 승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당심(黨心)’을 장악하려면 지역 조직을 움직일 수 있는 당협위원장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정 의원이 김 전 총리를 앞서는 모양새다.

김 전 총리 측 선거를 돕고 있는 친박(친박근혜)계 이성헌 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공석이 되는 당협위원장의 후임을 바로 인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친박 주류의 ‘간접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 측으로서는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당협위원장을 조기에 선정해 경선에서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복안이다.

정 의원 측은 반발했다.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으므로 공석이 되는 당협위원장 자리에 무리하게 후임을 뽑지 말고 부위원장 체제로 선거를 치르자는 주장이다. 결국 이날 회의는 후임 인선을 두고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와 정 의원 사이의 장외 논쟁도 거세지고 있다. 정 의원의 핵심 측근은 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만약 (당 주류가) 인위적으로 여론을 뒤집으면 김 전 총리는 ‘낙하산 후보’라는 인식이 생길 것”이라며 “결국 본선 패배로 이어져 엄청난 후폭풍이 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본선에 나가면 ‘재벌 대 서민’으로 선거구도가 짜여 불리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 의원이 부자란 건 온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정 의원 측 캠프에는 정 의원이 당 대표 시절 특보단장을 지낸 이사철 전 의원과 비서실장 출신인 정양석 전 의원을 주축으로 재선의 안효대 의원과 김용태 이노근 염동열 조해진 의원 등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 측도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현재는 여론조사에서 다소 소강상태지만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귀국 후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면 얼마든지 정 의원을 뒤집을 수 있다. 정 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40%가량 차이가 나지만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부각되면 표의 확장성이 생겨 지지도는 금방 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전 총리는 공식 출마 선언을 한 뒤 다음 달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를 방문해 입당 및 후보등록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 캠프에는 이성헌 전 의원 외에도 이명박 정부 시절 김 전 총리 밑에서 국무조정실장과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임채민 전 장관, 김효재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이 돕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임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잘못된 소문이다.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경선 ‘빅3’ 중 한 명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7일 서울 여의도에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열고 경선 준비에 한창이다. 이날 이 최고위원은 서울을 한류의 메카로 만들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책 비전을 밝혔다.

강경석 coolup@donga.com·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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