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스포츠동아DB
그리스전 치르고 돌아오자마자 풀타임
작년 울산 우승 채간 포항 상대 결승골
개막 축포·조민국 감독 첫승 기쁨 두 배
설움을 딛고 통쾌하게 설욕한 한방이었다.
울산 현대 공격수 김신욱이 K리그 클래식 개막 축포를 쐈다. 울산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클래식 1라운드에서 후반 37분 김신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강한 정신력으로 체력적인 열세를 지웠다. 풀타임을 뛰었다.
김신욱은 이날 경기를 누구보다 기다려왔다. 작년 리그 최종전의 아픔을 설욕해야만 했다. 그는 전임 김호곤 감독과 동료들에게 빚을 지고 있었다. 지난해 포항과 최종전 바로 직전 열린 37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 김신욱은 경고를 받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경고누적으로 포항과 마지막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결승전에 나서지 못하는 참담한 심정. 그라운드가 아닌 관중석에서 초조하게 지켜봤다. 90분이 모두 지나고 0-0 무승부. 김신욱은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벤치로 내려왔지만 바로 그때 믿기지 않는 일이 터졌다. 포항 수비수 김원일이 후반 추가시간 극적 결승골을 터뜨린 것이다. 김신욱의 얼굴은 일그러졌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시즌 내내 앞서갔던 득점왕 경쟁도 데얀(전 FC서울)에게 내줘야만 했다.
김신욱은 이날 이를 악물었다. 경기 초반은 피로감이 짙게 베어 나왔다. 몸놀림도 평소보다 무거웠다. 하지만 단 한 차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7분 김선민의 슛이 포항 골키퍼 신화용 손에 맞고 흘러나왔고, 문전 앞에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을 만들었다.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조 감독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표 선수다운 결정력을 보여줬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김신욱은 “어떻게 경기를 치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포항을 상대로 반드시 골을 넣고 싶었고, 감독님께 첫 승을 안겨드려 뿌듯하다”고 씩 웃었다.
박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