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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조건? 女 신체적 매력 높일수록 연봉많은 男과…

입력 | 2014-03-06 14:02:00


동아일보DB


"결혼 상대를 찾는 여성이 신체적 매력을 한 등급(10등급 기준) 올리면 그렇지 않을 때보다 연봉이 1000만 원가량 더 많은 남성을 만나게 됩니다."

남자 입장에서 보자면 사회경제적 능력을 한 등급 높이면 신체적 매력이 한 등급 높은 여성을 만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혼정보업체 선우의 이웅진 대표는 "남성은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처음 보는 순간 눈에 들어오는 여성의 신체적 매력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남성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배우자의 조건은 여성의 신체적 매력(30.2%), 성격(28.7%), 사회경제적 능력(22.5%), 가정환경(18.5%) 등의 순이라는 것이다.

신체적 매력은 얼굴 생김새, 몸매, 몸무게, 키, 밝은 인상 등이 주는 전체적 균형감으로 운동, 생활습관, 피부 및 표정 관리 등을 통해 높일 수 있다. 결혼 상대를 찾을 때 옷의 브랜드와 화장, 성형 등은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이 중요하게 보는 배우자의 조건은 남성의 사회경제적 능력(35.8%), 성격(27.7%), 가정환경(19.2%), 신체적 매력(17.2%) 등의 순이다. 남성의 신체적 매력이라는 경쟁력은 여성과 반대로 제일 후순위다.

여성이 생각하는 남성의 사회경제적 능력은 재산, 소득, 직업, 학벌 등이다. 1990년대 5000만 원이면 만족하던 결혼 때 재산 기준은 1억5000만 원으로, 소득은 연봉 기준 3000만 원에서 7000만 원 수준으로 높아졌다. 직업은 판사 변호사 의사 약사 등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히 높다. 그러나 이들 직업은 과거 절대 우위에서 비교 우위 정도로 낮아졌다. 대기업 직원보다는 공무원의 인기가 높은 편이다. 학벌로 보면 명문대와 의대 출신을 선호한다. 학벌은 학부 중심이다. 그래서 석사나 박사 학위는 결혼정보 시장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

남성은 결혼 상대로 직업이 교사인 여성을 매우 좋아한다. 다른 직업은 선호도에서 별 차이가 없다. 선호하는 여성의 키는 1990년대 163㎝에서 요즘 166㎝로 커졌다.

● 매력 많은 남녀, 이혼율도 높아

결혼정보 시장에서는 소득이 많은 남성이 인기가 높다. 남성이 여성, 나아가 가정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에다 결혼은 연애와 달리 현실이라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재산과 소득이 많은 고졸 남성이 나이 차가 많은 명문대 출신 미모의 어린 여성과 결혼하기도 한다. 반대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이 대표는 "신체적 매력 등급이 높은 여성과 사회경제적 능력 등급이 높은 남성은 결혼 상대에 대한 선택의 폭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하지만 여성이나 남성의 등급이 높다고 해서, 그런 사람들끼리 맺어진 결혼이 반드시 행복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여성이나 남성의 등급이 높을수록 이혼율도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자존심이 지나치게 강해 자신만 내세우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의견 충돌이 잦고 성격 차가 확연히 드러나며 매력 탓에 외도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반대로 등급이 낮은 남녀는 먹고 사는 게 힘들지 않는 정도라면 상대적으로 이혼율이 낮다.

이 대표는 "결혼을 하려면 '이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자신의 이상형에만 매달리지 말아야 한다.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며 누가 나를 좋아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체적 매력이 뛰어난 여성과 사회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성을 결혼상대로 만들려면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므로 자신이 정말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이른바 '주제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결혼하는 사람의 나이는 남성 34세, 여성 30세 안팎으로 1990년대보다 3~5세 늦어졌다. 산업화 영향으로 1990년대 이른바 '골드미스'가 나타난 이후 결혼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였으나 최근에는 더 높아지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신체적 매력이 있는 여성이나 사회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성은 적령기에 결혼하기 때문에 남녀 모두 나이가 들수록 원하는 결혼 상대를 찾기 어렵다"며 "만혼은 이제 바닥을 쳤다"고 평가했다. 이어 "결혼은 인생에서 가장 빛이 날 때, 세상 물정을 모를 때 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부모가 만혼에 따르는 문제를 들어 이왕 결혼할 거면 서두르라고 성화를 부리는데다 당사자들도 늦게 결혼할수록 출산과 양육 등에 어려움이 큰 반면, 만혼이 특별히 좋을 게 없다는 점을 깨닫고 배우자 찾기에 나서고 있는 것도 만혼이 주춤하는 요인이다.

● 여성, 느낌 좋은 남성 선호


여성은 느낌이 좋은 남성을 결혼 상대로 선호한다. 밝고 호감 가는 인상에 배려하는 마음, 강아지 같은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을 이해하는 키 175~176㎝ 남성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딱딱하거나 어두운 인상에 이기적인 스타일의 남성은 여성이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배우자감을 만나는 게 쉽지 않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4가지 기준은 생활습관, 가치관, 속궁합, 자녀 양육 방법이다. 4가지 중 3가지만 서로 일치해도 '닭살 커플'이 될 수 있다. 4가지 중 하나라도 일치하지 않으면 이혼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4가지 요소 중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한데, 음식, TV 프로, 쇼핑, 애완동물, 청소 여부 등을 말한다.

이 대표는 "결혼이 늦어지는 것은 체면 때문에 내색하지 않아서 그렇지, 경제적 요인이 가장 크다"며 "젊었을 때 저축해 결혼자금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에서 결혼하고 신혼을 시작하려면 결혼 비용, 전세, 살림 장만 등에 커플당 최소 1억8000만 원 정도 든다고 한다.

● 선우 후불제 도입 "받은 만큼 서비스 제공해야"


선우가 선불제가 대세인 결혼정보 업계에서 후불제를 도입하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선우는 등록비로 10만~20만 원을 낸 뒤 남녀가 서로의 프로필을 보고 만나기로 확정했을 때 건당 5만 원을 추가로 지불하는 후불제를 시작했다. 국내 결혼정보회사들은 회원 가입 때 연회비로 200만~300만 원을 한꺼번에 선불로 받고 1년간 이성 7~10명을 소개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받은 만큼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잘못된 모델인 선불제에서 후불제로 개혁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국내 미혼 인구 700여만 명 중 결혼정보회사를 이용하는 숫자는 10만 명도 채 안 된다"며 "회비를 미리 받는 선불제는 비용 면에서 분명히 한계가 있고, 다단계 구조여서 결혼정보회사의 악순환은 여기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후불제 도입은 업계 발전을 위한 돌파구이자 승부수라는 것이다.

국내 제1호 결혼정보회사인 선우는 '커플매니저' 용어를 처음 만들고, 단체 스피드미팅을 세계 최초로 실시하는 등 업계를 선도해 왔다. 남녀 매칭을 위한 컴퓨터 시스템 도입과 선불제를 후불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때 자금 운용에 문제가 생겨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가 10개월 만에 졸업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아 고객 불만이 쏟아지는 바람에 홈페이지의 고객게시판을 3개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게 업계의 현실"이라며 "어느 회사라도 성혼율이 5% 이상이라는 걸 입증하면 1000만 원을 주겠다"고 말했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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