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기 경제부 기자
다이어트가 힘든 것은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기 때문이다. 겨우 감량 목표치를 달성해도, 몇 개월 마음 놓고 있다 보면 몸무게는 도돌이표처럼 제자리로 돌아간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식욕을 참아내려는 굳은 의지다. ‘이 정도 먹는다고 큰일이 나겠어?’라는 느슨한 마음을 다잡지 못하면 과식하는 날들이 하루 이틀 늘어나고 반짝 절식(絶食)과 운동으로 몸에서 빠져나갔던 지방은 금세 다시 차오른다. 밤늦게 국가대표 축구경기를 보면서 문득 떠오르는 고소하고 시원한 ‘치맥(치킨과 맥주)’의 유혹을 이겨낼 정도의 강한 의지가 있어야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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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실패한 뒤 “노력했는데도 안 된다”고 억울해하며 자기방어에 나서는 것도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낸 뒤 정부가 내놓는 궁색한 변명들과 닮아 있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더 이상의 낙하산은 없다”며 낙하산 인사 관행을 끊어내는 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집권 초에는 몇몇 금융공기업 기관장과 금융회사 경영진에 ‘모피아(옛 재무부 관료 출신)’들이 잇따라 임명되며 비판 여론이 들끓자 공공기관장 인선 절차가 전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망스럽다. 대형 공공기관장에 내정됐다는 하마평이 돌았던 관료 출신 몇 명이 배제됐을 뿐 공공기관장 자리는 다시 정치인과 또 다른 관료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최근 잇따르는 공공기관 감사와 비상임이사 인사에서는 더욱 뻔뻔한 낙하산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공공기관 임원 직위별로 세부 자격요건을 정해 낙하산 인사를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힌 뒤 일주일 만에 네댓 명의 새누리당 전 의원과 대선캠프 출신 인사들이 줄지어 공공기관 감사와 사외이사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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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경제부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