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소음공화국’] 도로옆 구둣방 85∼90dB 수준 “하루종일 시달리면 퇴근후 환청” 경적 불법개조 단속도 쉽지 않아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교차로의 한 구둣방과 그 옆 공중 전화 부스에 경적을 울리지 말아달라는 팻말이 붙어 있다.
서울 중구 을지로2가 교차로의 한 구둣방에는 이런 팻말이 붙어 있다. 구두를 닦는 김모 씨(60)가 2012년 3월부터 귀가 찢어질 듯한 경적 소음에 시달리다 못해 걸어둔 것이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구두를 닦으며 하루 종일 경적을 듣고 나면 집으로 돌아가도 귀가 멍멍하고 귓밥이 굴러다니는 것 같은 환청이 들린다고 한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3일 오후 3시 김 씨의 구둣방에서 1시간 동안 소음을 측정해 보니 을지로3가 방향으로 직진하는 차량과 남산 1호 터널 방향으로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뒤엉켜 수십 차례 귀를 때리는 경적이 들려왔다. 구둣방 문을 닫고 안에서 측정을 했는데도 85∼90dB(데시벨)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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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경적을 단 ‘반칙운전자’를 잡아내기는 쉽지 않다. 경적 검사는 자동차 정기검사의 필수 항목이 아니며 배기 소음이 유난히 큰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검사차량 305만 대 중 소음 기준에 맞지 않는 경적을 장착했다가 단속된 차량은 339대뿐이었다.
조건희 becom@donga.com·박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