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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단계별 착공으로 경제성 낮아진 GTX

입력 | 2014-03-05 03:00:00

3개 노선 중 최하위 추락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중 A노선(킨텍스∼서울 삼성역)을 먼저 착공하고 B노선(인천 송도∼서울 청량리), C노선(경기 의정부∼금정)은 후순위로 밀려났다. 수도권 3개 시도가 동시 착공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 제공

정부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의 단계별 착공 방침을 발표하면서 B노선(인천 송도∼서울 청량리)의 경제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하자 인천 지역 주민과 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2008년부터 3차례에 걸쳐 실시된 GTX 노선의 경제성 타당성 조사 결과가 큰 편차를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 편차 큰 경제성

GTX에 대한 경제성 평가는 대한교통학회(2009년)와 한국교통연구원(2010년)이 한 적이 있다. 이들 조사에서는 GTX 3개 노선의 동시 착공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이번 정부 발표보다 경제성이 높았다. A노선(경기 고양시 킨텍스∼서울 삼성역)은 1.44와 1.23, B노선은 1.16과 1.17, C노선(경기 의정부∼금정)은 두 번 모두 0.83으로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조사 결과에서는 A노선 1.34, B노선 0.33, C노선 0.66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3개 노선을 동시에 개통하지 않고 단일 노선 운행을 전제로 조사해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인천시는 A, B노선 동시 착공을 전제로 한 평가를 꾸준히 요청해 왔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서울 강북권보다 강남권이 더 많다”며 “서울역에서 삼성역으로 가는 A노선과 환승할 수 없는 단일 노선은 당연히 경제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5년 사이 경기 용인과 의정부, 부산 등에서 개통된 경전철의 교통수요 예측이 잘못됐다는 비난이 일고 있어 GTX의 경제성을 아주 엄격하고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는 지적도 있다.

○ 경제성 높이도록 노선 변경

송도국제도시에 대한 대규모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는 A사는 GTX 송도 노선의 조기 착공 불발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대 금융사 중 1곳이 GTX 송도 노선 개통을 전제로 본사의 송도국제도시 이전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A사 대표는 “GTX 송도 노선 건설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송도국제도시 유치 때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사안이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며 “정부의 GTX 단계별 착공 발표 이후 투자 유치에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천시는 지역 사회의 이런 불만을 의식해 B노선을 송도국제도시∼경기 부천시 당고개∼서울 잠실 방향으로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서울역과 청량리 쪽의 노선은 한강을 건너는 교량을 신설해야 하기 때문에 잠실 노선보다 건설비가 훨씬 더 든다”며 “투자비를 낮추고 승객이 더 많아지도록 노선을 바꾸면 경제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역시 B, C노선의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동시 착공을 다시 건의하기로 했다. B노선의 경우 경인전철 노선과 공용하거나 선로 깊이를 50m에서 40m로 변경해 건설비를 줄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노선도 잠실로 변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C노선은 수서발 고속철도(KTX) 노선을 의정부까지 연장해 GTX 노선으로 활용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 실무 담당자는 “A노선을 우선 건설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나머지 2개 노선의 조기 건설을 바라는 3개 시도의 수정안을 적극 수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정된 노선의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예비타당성 조사를 다시 실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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