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백헌기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공단 전문가들이 지난해 3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서 일어난 폭발사고 현장을 찾아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 제공
관리자가 스마트폰에다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때는 두 사람이 함께 옮기세요”라고 말하자 스피커에서 이를 통역한 스리랑카어가 흘러나왔다. 근로자들은 고개를 끄덕인 뒤 둘이 힘을 합쳐 원료통을 옮겼다. 관리자는 “외국인 근로자와 말이 안 통할 때가 많았는데 앱 덕분에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원인을 조사하고 예방 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는 안전보건공단은 2012년 9월 이 앱을 개발해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초기에는 10개 언어, 300개 문장만 통역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는 13개 언어, 1000개 문장까지 통역이 가능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
광고 로드중
이외에도 공단은 ‘위기탈출 사고포착’ 등 8개의 앱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위기탈출 사고포착’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전국의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백 이사장은 “예를 들어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동종업계에서 이 앱을 통해 바로 소식을 듣고 같은 문제점이 없는지 빠르게 점검할 수 있다”며 “능동적인 예방과 대처가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앱은 지난해 초 독일에서 열린 국제사회보장협회 예방분과위원회 회의에서 큰 관심을 모으며 다른 나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말 업그레이드를 끝내 다른 나라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공로로 지난해 10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비즈니스 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또 공단은 지난해 12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산업재해 원인 규명 및 연구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불산가스 누출 등 지난해부터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중대 산업사고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근본적인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국과수와 힘을 합치기로 한 것이다. 백 이사장은 “우리 공단에는 산업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는 전문 인력들이 많지만 사고 초기에 현장이 통제돼 조사를 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며 “공단과 국과수가 함께 조사하면 정확도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단과 국과수는 앞으로 △유해 위험물질 화재, 폭발, 누출 △타워크레인 등 기계 구조물 붕괴 △직업성 질병, 질식, 중독 등 피해가 심각한 산업사고의 원인을 공동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백 이사장은 “국과수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화학사고 예방 전담조직도 신설했다”며 “한국안전학회 등 국내 5개 학회와도 업무협약을 맺은 만큼 산업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고 로드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