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다시 인기끄는 웹툰 ‘반짝반짝 컬링부’ 곽인근 작가
24일 만난 곽인근 작가. 2009년 그린 그의 데뷔작 웹툰 ‘반짝반짝 컬링부’를 보여주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 덕분에 덩달아 인기가 높아진 한 남자가 있다. 한 포털 사이트에 웹툰 ‘반짝반짝 컬링부’를 연재한 곽인근 작가(34)다. 26회 분량의 이 작품은 2009년 이미 연재가 끝났는데, 이번 올림픽 때 다시 인기를 끈 것이다. 올림픽 기간 조회 건수가 그 전까지 누적조회 건수의 66배였다. 경기가 열린 다음 날에는 댓글만 300여 개가 달렸다. 24일 경기 부천시의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반짝반짝 컬링부는 곽 작가의 데뷔작이다. 계약 만료를 앞두고 교장에게 잘 보이기 위해 컬링부를 만드는 기간제 교사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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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서점에는 컬링 교본이 보이지 않았다. 도서관을 뒤져 한 권을 겨우 구했다. 한국이 컬링 불모지다 보니, 경기 중계도 보기 어려웠다. 모든 것을 독학할 수밖에 없었다.
곽 작가의 만화에는 컬링처럼 소위 ‘비주류’로 사회에서 여기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현재 포털 사이트에 연재 중인 ‘아빠는 변태중’은 명예퇴직한 아버지가 가족에게 실직 사실을 숨기고 누드 크로키 모델로 나선 후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명예퇴직당한 남성들 중에 울퉁불퉁한 몸으로 모델에 나섰다는 어떤 이의 이야기를 전해듣고 영감을 얻었다.
“직장에서 무시당하고, 돈 벌어오는 기계로 전락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들을 그리고 싶었지요. 메시지를 강요하려고 한 건 아니지만, 독자들이 ‘무언가’를 느꼈다면 기쁘죠.”
소재가 현실 밀착형이다 보니, 인터넷에서는 곽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를 놓고 무성한 말들도 오갔다. 이를테면 ‘당신과 당신의 도서관’은 임용고시 준비생의 이야기를 다뤘는데, 시험 특성이나 그들의 생활이 아주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다. 이 때문에 누리꾼 사이에 “곽 작가는 임용고시에 실패한 후 만화가로 전직했다”는 얘기가 나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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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남영희 인턴기자 서강대 영미어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