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황연주(왼쪽)는 한국여자배구를 대표하는 공격수다. 예전처럼 주연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베테랑의 경험을 살린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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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건설 황연주의 선택과 새로운 목표
177cm 아쉬운 키…나이 들자 점프력도 저하
공격 가담 축소·멘탈 흔들·득점 급락 악순환
힘보다 정교함 집중…서브·블로킹 향상 효과
“후회없이 선수생활…후배들에 귀감 됐으면”
현대건설 황연주(28)는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의 기록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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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한창인 나이라고 하지만 배구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인 신장의 아쉬움이 차츰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은 높은 점프로 커버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점프능력과 순발력은 어쩔 수 없다. 부상도 잦아졌다. 누구보다 황연주를 잘 알고 오랫동안 지켜본 현대건설 황현주 감독은 “신장의 단점을 점프로 커버하다보니 다른 선수보다 힘이 들었다. 그래서 부상이 생겼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그 정도 부상은 안고 간다”고 말했다.
● 왜 황연주는 부진에 빠졌나
배구는 자신의 최고 타점에서 10cm만 낮아져도 성공률이 급격히 떨어진다.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스승은 제자의 몸 상태를 감안해 새로운 역할을 주려고 했다. 공격 가담비율을 줄여서 팀과 선수에게 모두 도움을 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는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 번 경기에 들어가면 모든 책임을 지던 황연주도 경기 도중 자주 교체되고 어느 세트에는 스타팅에도 나가지 못하면서 흔들렸다. 황 감독의 부진에 대한 진단도 멘탈문제였다. “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자주 교체되는 과정에서 리듬을 잃어버렸다.” 김건태 국제심판도 “2012년 런던올림픽 도중 주전에서 밀려나면서부터 황연주가 달라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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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테랑의 선택과 새로운 목표
황연주는 겸허하게 현실을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는 “앞으로는 가늘고 길게 하겠다”고 했다. 남은 배구인생을 어떻게 마무리 할 것인지 구상이 드러났다. 비록 예전과 같이 경기의 주인공이 되지는 않더라도 필요한 때 베테랑의 경험을 살려 모든 것을 쏟아내고 후회 없이 코트에서 나오겠다는 의지다. 가능하다면 선수생활도 오래 해 통산기록도 꾸준히 늘려 자신을 추격하는 후배와 동료들에게 계속 새로운 목표를 제시할 생각이다.
배구는 참으로 묘한 운동이어서 힘이 떨어지자 예측 능력은 좋아졌다. 득점은 2011∼2012시즌을 정점으로 급격히 떨어졌지만 서브와 블로킹 수치는 변화가 없다. 더 좋아졌다. “예전에는 강하게만 서브를 넣으려고 했지만 이제는 코트 안에 원하는 곳에 넣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상대의 포메이션을 보고 빈 곳을 찾아 송곳처럼 찌르는 서브는 황연주가 자랑하는 공격옵션 가운데 하나다. 최초로 300서브를 돌파했고 400을 향해 달려간다. 상대 공격수의 패턴을 분석하고 움직이는 리딩능력이 중요한 블로킹도 아직은 전성기다. 통산 300블로킹이 눈앞에 있다.
●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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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