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종료]일회성 상봉에 아쉬움 표현
“언니 먼저” 24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 공동중식 행사에서 북한의 박태호 씨(오른쪽)가 남한에서 온 언니 박난호 씨에게 음료수를 권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단에 포함된 이연숙 전 의원(79)은 24일 오전 금강산호텔 숙소에서 북쪽의 언니 이임순 씨(82)를 만난 뒤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과는 달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의원은 16대(2000∼2004년) 국회에서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소속으로 전국구 의원을 지냈다. 이 전 의원은 “북한이 생각보다 개방적이고 국제화됐다”며 “남북이 옛 동·서독처럼 교류를 통해 통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 북 당국자, “남북관계 잘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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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숙 전 의원
그러나 22일 1차 상봉을 마치고 귀환한 이산가족들은 기약 없는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남동생과 조카를 만나고 온 차규학 씨(80)는 “앞으로 영영 못 본다는 생각에 헤어질 때 눈물이 났다”며 “통일이 되어야만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씨는 동생에게 이별 선물로 ‘하루 속히 통일을 원하며 다같이 웃음으로 살기를 기원한다’는 글귀를 써서 건넸다고 한다. 허경옥 씨(85·여)는 “그리워하던 동생들을 만나고 오니 후련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며 “또 만나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겠느냐”고 체념하듯 말했다.
○ 너무 쉽게 헤어진 ‘일회성 상봉’
2009년 상봉자인 고 송재봉 씨의 아들 송성호 씨(55)는 이번 상봉행사를 지켜본 뒤 “가슴이 뭉클하지만 앞으로 어르신들이 얼마나 가슴앓이를 하실지 생각만 해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송 씨의 아버지는 상봉행사에 다녀온 뒤 가족을 그리워하다가 건강이 악화돼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2002년 상봉자 김용운 씨(88)는 “북녘에 있는 동생들이 지금쯤 다 늙어서 살아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 생사 확인과 편지 왕래가 자유롭게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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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