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가운데)이 19일(한국시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에 차려진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18번과 자신의 성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벅 쇼월터 감독(왼쪽), 댄 듀켓 단장과 함께 미소 짓고 있다. 듀켓 단장은 “18번은 한국에서 에이스를 상징하는 번호”라고 소개했다. 사진출처|볼티모어 올리올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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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티모어 공식 입단 세부계약 공개…ML 보장 진실은?
3년간 보너스 포함 몸값 ‘최대 139억선’
올해 마이너도 가능…내년부터 ML 보장
쇼월터감독 “보직은 훈련 지켜보고 결정”
윤석민 “어릴적 꿈 눈앞 기죽지 않겠다”
최소 100억원을 마다했을 뿐더러 마이너리그까지 각오한 도전이었다. 미국프로야구에 첫 발을 내딛은 윤석민(28·볼티모어)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었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19일(한국시간) 볼티모어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애스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입단식에 참가해 벅 쇼월터 감독에게서 등번호 18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건네받았다. 댄 듀켓 볼티모어 단장은 “한국에서 9년간 뛴 베테랑 투수이며 최근 3년간 스트라이크와 볼넷의 비율이 더 좋아졌다.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다. 메이저리그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젊지만 경험이 많은 선수다. 2011년 한국에서 투수 3관왕을 차지했다”고 직접 자세히 소개한 뒤 “윤석민의 18번은 한국에서 에이스의 번호다. 국제경기에서 많은 활약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볼티모어는 이미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상황에서 팀이 할 수 있는 예우를 다해 윤석민을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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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동안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가 보장된 것으로 알려졌던 윤석민의 세부계약도 공개돼, 첫 해인 2014년에는 마이너리그 생활도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볼티모어 선은 19일 이 같은 내용을 구단에서 확인해 보도했다. 메이저리그 보장은 2015년부터다. 윤석민으로선 메이저리그 도전이라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일시적으로나마 마이너리그행까지 감수한 것이다.
물론 보장된 3년 557만5000달러(약 59억원)와 보너스를 포함한 최대 1300만달러(약139억원)의 몸값은 나름대로 한국 최고 투수로서 자존심을 지킨 계약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꿈보다 돈을 우선했거나, 익숙하고 안락한 환경을 원했다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윤석민은 입단식에서 “어린 시절 메이저리그에서 던지는 박찬호 선배의 모습을 보며 미국 진출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지금 그 꿈에 매우 가까이 와있다. 한국(구단들)에서 더 좋은 오퍼가 있었지만 2년 전 포스팅을 할 수 있을 때부터 미국에서 던지겠다는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돈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것이 최우선 고려사항이었다”며 “최고의 리그이기 때문에 좋은 타자들이 많겠지만, 절대 기죽지 않고 내 공을 던지겠다. 보직은 모르겠다. 일단 잘 던져 감독님께 잘 보이고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 최고의 우완 투수이자, 국가대표팀 우완 에이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신인으로 되돌아간 윤석민이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