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종오 시집 ‘신강화학파’
강화도에서 진솔하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시집 ‘신강화학파’를 낸 하종오 시인. 도서출판b
하종오 시인(60)의 강화 노래가 시집 ‘신강화학파’(도서출판b·사진)에 담겼다. 시인은 1990년대 중반 강화도에서 홀로 기거하며 시를 쓰던 시기가 있었는데, 최근 20년 서울 생활을 벗어나 가족과 강화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시인은 조선 후기 양명학자들이 강화도에 모여들어 형성한 강화학파에 착안해 신강화학파를 상상한다. 고전적 엘리트 집단이던 강화학파와 달리 신강화학파는 농부, 기술자, 막일꾼 등으로 꾸려진다. ‘세 사람이 찾아와 신강화학파라고 자기 소개했다/동막리 산다는 사람은 삼백두 살 농부라 했고/외포리 산다는 사람은 이백다섯 살 기술자라 했고/국화리 산다는 사람은 백열세 살 막일꾼이라 했다’(‘자칭 신강화학파’ 중)
‘저마다 다른 길 돌아다닌/신강화학파가 집으로 돌아가면서/비로소 한 방향 바라보고/나도 집으로 돌아오면서 같은 방향 바라보면/강화 구석구석 농사일 마친다’(‘해질녘의 신강화학파’ 중)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