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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청와대에선]이번엔 수첩 덮고 검증된 관료-정치인 선택?

입력 | 2014-02-08 03:00:00

朴대통령 ‘깜짝 발탁’ 실험 또 실패… 지방선거 앞두고 후임 인사 고심
“지금 가장 답답한 건 대통령 자신”… 국정진행 살피며 개각 폭 결정할듯




朴대통령 “北에 긴장 늦춰선 안돼”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7차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유공자 포상을 하면서 거수경례를 받고 있다. 중앙통합방위회의는 1968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 주재로 무장공비 침투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시작됐다. 1968∼88년엔 대통령이 매년 회의를 주재했고 1988년 이후엔 대통령이 재임 중 두세 차례 회의를 주재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이번이 첫 회의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말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청와대 참모들의 푸념이다. 6일 전격 경질된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의 해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윤 장관의 자질 시비가 일 때마다 박근혜 대통령은 “모래 속 진주” “보기 드문 여성 해양 전문가”라며 윤 장관의 바람막이를 자처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끝내 박 대통령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윤 장관의 경질은 박근혜 정부에서 인사 실패 사례가 하나 더 늘었다는 정도의 의미가 아니다.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없어도 전문성과 능력을 믿고 발탁한 ‘박근혜식 깜짝 인사’가 여러 차례 좌초하면서 박 대통령의 인사스타일 자체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1년 인사에서 파격적인 시도를 선보였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김종훈 전 미국 벨연구소 사장을 박근혜 정부의 상징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 초대 장관으로 발탁하는가 하면, 1996년 중소기업청이 창설된 이후 처음으로 벤처기업인을 청장으로 내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줄줄이 자진 사퇴하면서 임기 초 ‘인사 참사(慘事)’를 겪었다.

그러다 보니 인사의 속도가 점점 늦어졌고 임기 초 부실 검증 논란은 인사 지연 불만으로 이어졌다. 박 대통령이 올해 초 불거진 개각과 인적 쇄신 주장에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도 집권 2년 차에 다시 ‘인사 문제’로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윤 장관의 해임으로 박 대통령은 다시 인사 문제와 마주하게 됐다.

당장 관심은 후임 해수부 장관 후보로 쏠려 있다. ‘인사 난맥’ 속에 박 대통령이 어떤 카드를 꺼내느냐에 따라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 지지율이 출렁일 수 있다. 청와대 내에서는 연구원 출신이나 민간 영역 인사를 발탁한 시도가 대부분 실패로 끝난 만큼 검증된 관료나 정치인 쪽에 무게가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특히 박근혜 정부에서 부활한 해수부를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중진급 정치인을 발탁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 일각에선 관료들의 벽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윤 장관처럼 정통 관료 출신이 아닌 장관들의 경우 부처 장악력이 떨어진 이유 가운데 관료들의 무관심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라는 얘기다. 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관료들의 조직적인 저항도 눈여겨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후속 개각 범위는 해수부 장관에 대한 ‘원 포인트’ 개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방선거를 전후해 내각과 청와대에 대한 상당한 폭의 인적 쇄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마음속에는 이미 장관이나 대통령수석비서관에 대한 평가가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지금 가장 답답한 사람은 바로 대통령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하면 그 사람의 얼굴을 쳐다본다”며 “하지만 요즘 대통령이 그저 정면을 바라볼 때가 많다. 회의 때 아슬아슬할 때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5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지난해 정부 부처의 국정과제 이행도 평가 결과도 청와대로선 실망스러웠다. 국무조정실은 국방부와 여성가족부를 우수 기관 1, 2위로 꼽았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전임 정권에서 임명했고, 여성부는 ‘미니 부처’여서 아무래도 중량감이 떨어진다. 박 대통령은 연일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지만 경제 관련 국정과제는 대부분 낮은 평가를 받았다. 결국 이달 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한 뒤 국정과제의 진행 속도를 보면서 개각의 시기와 폭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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