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열린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주교 서품식에서 제대 앞에 부복한 유경촌(위) 정순택 주교. 사제들은 주교품이나 사제품을 받는 성품성사(聖品聖事) 때 땅에 완전히 엎드린 자세로 자신들의 부족함을 드러내며 간절히 기도한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유경촌(세례명 티모테오·52) 정순택(베드로·53) 보좌주교에 대한 서품식 중 염 추기경 훈시의 한 대목이다. 서울대교구의 주교 서품식은 2006년 조규만 주교 서품식 이후 8년 만이다. 두 명의 주교가 서품식을 갖는 것은 2002년 당시 염수정 이한택 주교(전 의정부교구장)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서품식은 염 추기경 주례와 한국 천주교 주교단의 공동 집전으로 진행됐으며 사제 600여 명을 포함해 9000여 명이 참석했다. 서품식은 땅에 완전히 엎드리는 자세로 기도하는 두 주교의 부복(俯伏)에서 경건한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부복은 하느님에 대한 경배와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인정, 부족함을 하느님께서 채워 주기를 바라는 간절한 청원을 표현하는 동작이다. 이때 주교단도 모두 주교관을 벗고, 참석자들은 함께 일어나 기도했다.
정 주교는 “모든 분이 자애로운 어머니 같은 교회 품 안에서 큰 사랑을 만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정 주교는 서울대 공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가톨릭대에 입학했으며 1986년 가르멜 수도회에 입회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김혜린 인턴기자 서울대 불어불문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