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강원도 평창군 용평리조트 그린피아 콘도 골드홀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 대표선수들이 공개 훈련을 하고 있다. 봅슬레이는 이변이 많다. 대표선수들은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유쾌한 반란을 꿈꾸고 있다. 평창|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스켈레톤 윤성빈 평범한 학생서 태극마크 인생역전
시속 150km 맨몸 질주에 공포보다 재미 느낀 괴짜
청각장애 김동현 봅슬레이 대표선발전 ‘덜컥’ 합격
원윤종·전정린에 합류 권하며 던진 말 “즐기러 가자”
‘운명은 우연처럼 다가왔다. 우연이 필연이었다는 사실을 알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봅슬레이국가대표 원윤종(29·경기연맹)과 전정린(25·강원도청)도 김동현(27·강원도청)의 권유로 봅슬레이에 빠지게 됐다. 봅슬레이라는 종목 자체가 생소하기만 한 이들을 향한 김동현의 한마디는 “즐기러 가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김동현은 청각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세상의 소리에 단절된 채 성장했지만, 2007년 오른쪽 귀에 인공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소리를 접했다. ‘신세계’를 만난 그는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봅슬레이국가대표 선발전에 도전해 ‘덜컥’ 합격했다. 봅슬레이는 김동현에게 ‘기적’을 가져다줬다. 4인승 브레이크맨으로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무대를 밟았고, 2014년에는 파일럿(조종수)으로 자리를 바꿔 또 한 번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그에게 봅슬레이는 장애인에서 국가대표를 만들어준 귀한 인연이었던 것이다. 원윤종, 전정린에게 자신 있게 봅슬레이를 권할 수 있었던 이유다. 원윤종은 “봅슬레이는 혼자가 아닌 함께 한다는 점에서 매력이 있다”며 “파일럿인 만큼 동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춰 소치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자봅슬레이국가대표 김선옥(34·서울연맹)과 신미화(20·삼육대)도 각각 육상과 창던지기를 하다가 봅슬레이로 전향한 이색경력을 가지고 있다. 김선옥은 “봅슬레이는 상위권(1∼10위)에 랭크되는 나라는 0.1초 차이로 순위가 결정된다. 그만큼 변수가 많은 종목이다. 다시 말하면, 내가 실수를 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상위권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어떻게 될지 경기를 해보기 전까지 몰라서 도전정신이 더 생기는 것 같다”며 웃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