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이 직접 지원 요청… 13년만에 또 디폴트 위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아르헨티나가 부족한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은행에 100억 달러(약 10조7200억 원) 지원 요청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으로 빠져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지 유력 일간 ‘라 나시온’은 악셀 키시요프 경제장관이 해외 은행에 100억 달러 지원을 요청했다고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키시요프 장관은 아르헨티나발 외환위기설이 나온 직후인 지난주 아르헨티나 은행협회 소속 은행들과 비공개 회의를 열어 해외에서 달러화를 조달해 오라고 요청했다.
신문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면서 “아르헨티나 정부가 긴급하게 달러가 필요하다는 점을 자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시요프 장관 측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키시요프 장관은 자국 은행의 채권 발행이나 차관을 통해 달러를 우선 조달한 뒤 곡물 수출대금으로 갚는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달러는 당장 부족하지만 곡물 수출대금은 3월에나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채무불이행 국면에 떨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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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한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예견됐지만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 파장이 예상보다 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 위원장은 “한국은 (경제가) 취약한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2차 충격에 전염될 개연성이 있고 국제투자자들의 시각이 한순간에 돌변할 수 있다는 1997년, 2008년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