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 핑계 北 무산시킬 가능성 차단… 정부 27일 판문점 연락관 통해 제안朴대통령 “北 점점 더 예측 불가능”
휴일에 일해도 좋으니 이번엔 제발… 이산가족들의 가슴이 다시 벅차오른다. 북한이 24일 이산가족 상봉 제안을 전격 수용했기 때문이다. 일요일인 26일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의 직원들이 문의전화에 응대하며 상봉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정부 관계자는 26일 “내부에서 그런 분위기로 논의됐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전격 수용한 24일 밤 대책회의에서 구체적 행사 시기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7일 남북 판문점 연락관을 통해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 행사 시기와 규모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간 협의를 하자고 제안할 예정이다.
○ 정부 “이산가족 상봉 시기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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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행사는 하루라도 빠를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이기 때문이다.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시설 점검과 상봉자 명단 재확인 등 행사 준비를 위해 최소 2∼3주가 걸리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명절인 김정일의 생일(2월 16일)을 ‘광명성절’로 부르며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한다는 점도 고려됐다. 북한이 24일 이산가족 상봉을 수용하면서 “날씨가 풀린 다음”이라는 전제를 달면서도 “남측이 편리한 대로 진행하라”고 밝힌 만큼 한국 정부는 북한이 2월 중순 개최안을 거부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성사될 때까지 긴장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미국 공화당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장성택 처형 같은 사례를 볼 때 북한은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한 곳이 돼가고 있다”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행동을 거듭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최근 갑자기 유화적인 선전 공세를 펴고 있는데 과거 경험으로 보면 항상 유화적인 선전 공세를 편 후 도발을 하거나 말과 행동이 반대로 가는 경우가 있었다. 이제는 말보다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이 겪는 고통을 해결하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통일”이라며 “통일은 한반도 평화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공동 번영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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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오 의원은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간사로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윤완준 zeitung@donga.com·이재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