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버거킹 한정판 메뉴의 속보이는 ‘꼼수’
KFC는 지난해 10월 빵 대신 튀긴 닭고기 두 쪽 사이에 베이컨과 치즈를 끼워 만든 ‘징거더블다운 버거’를 내놓았다. 이 메뉴는 얼핏 보기에도 칼로리가 높아 보인다. 그러나 매장에선 칼로리 등 영양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3개월가량만 판매하는 한정상품이기 때문이다. ‘어린이 기호식품 등의 영양성분 표시기준 및 방법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연간 3개월(90일) 미만의 기간 동안 판매하는 제품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성분분석에 걸리는 시간과 업체의 번거로움을 고려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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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는 지난해 9월 ‘아이트위스터’ 등의 메뉴는 내놓고 3개월 이상 판매 중이지만, 아직 영양성분을 분석 중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현규 한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더라도 햄버거의 영양성분을 분석하는 데는 20일이면 충분하다”며 “(KFC의 경우) 공개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KFC 측은 “징거더블다운 버거의 경우 제품을 다시 내놓으면서 재료와 조리법을 달리했기 때문에 영양정보를 다시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며 “매장에서 판매하는 일부 메뉴의 영양정보 공개에 소홀한 점은 앞으로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버거킹도 ‘콰트로 슈프림’ 등 지난해 11월 내놓은 신제품의 영양정보를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매년 한정판 메뉴로 내놓고 있는 히어로 세트(시즌1∼3)에 대해서도 영양정보를 알리지 않는다.
버거킹 측은 본보의 취재 사실을 확인한 뒤 “앞으로 한정판 메뉴에 대해서도 충실히 영양정보를 공개하겠다”고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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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자의 86.6%는 ‘메뉴판의 영양성분 표시 글자 크기가 너무 작아 알아보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58.9%는 ‘식품의 영양정보 공개 내용이 충실하지 않다’고 답했고, 66.4%는 ‘새로 나온 제품에 영양성분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