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소라면 궁항마을(타원 점선)과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소유의 모개도. 여수신문 제공
그 이유는 지난해 12월 국내 A건설사가 마을 주민들에게 해안가와 마을 바로 앞에 있는 무인도인 모개도를 연결하는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 주택 2채와 마을회관, 마을광장을 팔수 있느냐는 문의가 온 데 있다. 궁항마을 인근 해안가와 모개도 등 8만4277m²의 땅 주인은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이다.
모개도는 면적 3만508m²로 하늘에서 보면 하트 모양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한반도 전체에서 하트 모양을 한 섬이 거의 없어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될 정도로 특이한 섬”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회장이 모개도를 구입한 것을 놓고 “아름다운 경관에 반했기 때문” “모개도 가 명당이기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추측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땅이 무슨 용도로 개발될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2004년과 2006년 이 땅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 회장이 땅을 구입한 뒤 주변 땅값도 3.3m²당 30만∼40만 원까지 올랐다고 주장했다.
궁항마을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초순 A건설사의 제안을 받고 4차례 주민회의를 열었지만 도로 개설용 땅을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주민 김모 씨(65)는 “마을 가운데로 공사차량 등이 오가는 등 마을이 훼손될 것을 우려해 주민 상당수가 반대했다”며 “일부 찬성한 쪽은 이 회장의 별장이나 삼성그룹 연수원 등이 모개도 주변에 들어서면 지역이 발전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궁항마을 인근에는 한옥호텔 66개동(객실 480실)을 지으려는 계획이 추진 중이다. 신진양레저관광이 소라면 바닷가 인근 땅 13만9834m²를 매입했다. 이 회사는 중국 자본을 유치해 한옥호텔을 지을 방침이다. 여수 화양지구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일상해양산업은 화양면 경제자유구역 991만7355m² 가운데 65%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시 화양면과 소라면 일대가 들썩이는 것은 국도 77호선인 전남 고흥군 영남면∼여수시 화양면을 연결하는 도로공사(17km)가 진행되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양수 여수시 투자유치과장은 “여수엑스포 개최 등으로 접근성이 향상된 데다 고흥∼여수를 잇는 다리 5개가 완성되면 화양·소라면은 쾌적한 환경이 조성된다. 은퇴자들이 노후를 보내는 실버타운이나 여행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