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3D 비정형 건축물, 3월21일 개관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미리 가보니…
건물 조명과 알루미늄 패널이 반사한 주변 불빛으로 화려한 야경을 그려내는 DDP.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지난해 11월 완공해 10일 공개한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파크(DDP)는 건축의 온갖 경계를 허물어온 해체주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 씨(64)의 최신작이다. 2004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뒤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건축가 중 한 명으로 주목받아 온 이라크 출신 영국인이다.
DDP는 여성적인 건축물이다. 지하 3층, 지상 4층에 총면적이 8만6574m²(약 2만6200평)인데 직선이나 직각 대신 유연한 곡선이 물 흐르듯해 큰 덩치에도 위압감을 주지 않는다. 내부도 거대하나 자궁 같은 편안함을 준다.
건물 조명과 알루미늄 패널이 반사한 주변 불빛으로 화려한 야경을 그려내는 DDP. 서울디자인재단 제공
DDP를 둘러본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의 세세한 부분까지 건축가의 의도가 완벽하게 실현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명품’ 건축물을 얻기 위한 대가도 컸다. 우선 한국 근현대 스포츠의 기억을 담고 있는 동대문운동장을 잃었다. 이곳은 조선의 주요 군사시설이 있던 터여서 공사 중간에 유구와 유물이 나왔지만 이 중 일부는 신축 건물을 위해 장소를 이전해 복원됐다. DDP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내세웠던 ‘디자인 서울’의 핵심 프로젝트로 2006년 8월 시작됐으나 도중에 시장이 바뀌면서 시설 활용 계획도 변경됐다. 결과적으로 완공은 3년 늦어졌고, 총사업비도 4840억 원이 들었다.
이 때문에 DDP는 “서울의 역사와 맥락에 대한 이해가 없는 건축”이라는 혹평과 함께 지난해 본보가 건축 전문가 100명에게 의뢰해 선정한 ‘한국 최악의 현대건축’ 5위에 올랐다. 건축가 곽희수 씨는 “외형적 화려함만을 추구했다”, 이진오 씨는 “(한국인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폭력적인 건축”이라고 비평했다.
남성택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DDP는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사람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며 누구나 기억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이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마케팅적인 효과는 크다”고 평가했다.
▼ 5개시설 15개공간… 전시-공연 등 종합문화공간 ▼
알림터는 각종 회의와 패션쇼, 콘서트, 영화 시사회 등을 열 수 있는 시설이다. 배움터엔 디자인박물관과 전시관, 카페가 들어선다. 살림터는 디자인 관련 강연과 비즈니스를 위한 공간이다. 개관은 3월 21일. 개관전인 ‘간송문화전’을 비롯해 9개의 기획전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