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우·스포츠부 기자
‘왕비호’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개그맨 윤형빈(34)이 최근 종합격투기에 도전해 화제다. 윤형빈은 다음 달 9일 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대회 ‘로드FC 14’ 라이트급(70kg급)에 출전한다. 데뷔전이다. 종합격투기 선수 서두원(33)은 과거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윤형빈 하면 왕비호 캐릭터가 떠오르지만 고등학교 시절 ‘짱’이었다”고 말했다.
윤형빈은 일본의 다카야 쓰쿠다(23)와의 매치를 앞두고 싸움꾼 기질을 발휘했다. 대전이 확정된 뒤 다카야는 자신의 트위터에 “상대가 연예인이라는데 종합격투기를 우습게 보는 것은 아닌가”라며 도발했다. 이에 윤형빈은 “종합격투기 선수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실행하게 된 계기가 예전 일본 예능인들의 올바르지 못한 태도에 대한 분개한 마음 때문이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나이 어린 일본 선수에게 이런 말을 들으니 그때 당시 편치 않았던 감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고 맞받아쳤다.
원치 않게 아픈 과거가 들춰진 임수정도 피해자다. 힘든 시간을 보낸 임수정은 2012년 1월 복귀전에서 일본 선수를 꺾고 상처를 회복한 상태였다. 그는 “나는 지금 격투기가 아닌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일에 대해서는 말하고 싶지 않다”며 최근 자신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형빈보다 앞서 2010년 10월 로드FC에 데뷔한 개그맨 이승윤(37)은 TKO패를 당한 뒤 링 위에 다시 오르지 않았다. 명예 회복의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격투기 선수는 남이 아닌 자신의 명예를 위해 싸운다. 이번 경기 역시 단 한 번의 ‘쇼’로 끝난다면 일본이 “종합격투기를 우습게 본다”며 한국을 도발해도 반격할 여지가 없다.
박민우·스포츠부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