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발매소 건물 리모델링 예정… 면적 2배이상 늘려 11개층 이용정부-지자체 허가없이 확장 가능마사회 “아직 검토단계일뿐”
대전 서구 월평동에 한국마사회 마권 장외발매소가 입점한 이후 도박중독자 양산은 물론이고 주변에 향략업소, 유사도박장이 들어서고 주차난이 가중되는 등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 하지만 마사회가 발매소를 확장할 것으로 알려져 주민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1일 대전시와 한국마사회, 대전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마사회는 다음 달 월평동 한국마사회빌딩 7∼12층을 리모델링해 매장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 건물 1층은 금융기관이, 2∼6층은 마사회가, 7∼12층은 계룡건설이 사용하고 있으나 건설사가 다음 달 다른 곳으로 신사옥을 지어 옮긴다.
마사회는 이에 따라 7∼12층을 리모델링해 발매소로 활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가 끝나면 발매소 총면적은 1만927m²에서 2만4870m²로 늘어난다. 하루 입장 가능 인원도 현재 3300명에서 7600명까지 2배 넘게 증가한다.
발매소가 입점한 뒤 주변에는 ‘허브숍’, ‘24시 마사지’, ‘남성 전용 전화방’, ‘성인용품점’ 등 향락 업소와 유사 도박 게임장이 잇달아 들어섰다. 주변은 초등학교 학생들의 등하굣길이기도 해서 학부모들의 불만이 많은 지역이다.
대전 참여자치시민연대는 “출입자 절반 이상이 저소득층으로 알려져 대전 장외발매소는 사실상 도박 중독자를 양산하고 불법 도박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전에는 이미 경륜과 경정까지 들어서 일주일 중 하루를 제외하곤 매일 도박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장외발매소 확장 반대는 물론이고 외곽 이전이나 폐쇄를 위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 장외발매소의 외곽 이전을 주장해 온 전문학 서구의회 의원도 “도박 중독의 온상인 장외발매소를 축소해도 부족한데 확장은 절대 안 된다”며 대전시와 서구가 시설 확장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전시의 도시계획 실패로 월평동 주거지역뿐 아니라 대전 전체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장외발매소 확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허가 사항이 아닌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마사회를 감독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장외 발매소 확장에 대해 아무런 관여를 않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