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소감
기쁨보다 두려움… 껍질을 박살내야 할 때가 왔다
김경민 씨
가장 먼저, 저 자신보다 제 글을 더 믿어주시는 부모님, 오빠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제 말과 이야기 또한 그분들의 사랑 속에서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내 청춘을 함께 그려 나가는 친구들에게도 감사합니다. 기쁜 일이나 슬픈 일이나 가장 먼저 전하고픈 중앙대 디지털문예 49기 동기들 나원, 동경, 수, 수정, 유리와 대산대학문학상 관계자 분들(특히 최종원 과장님, 장근명 대리님)과 우리 언니, 서현 언니, 진하, 재민 오빠, 언제나 아름다운 친구들 보미, 주현, 유진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름은 다 적지 못했지만 아낌없는 축하로 저를 행복하게 해준 분들께 일상에서 전하지 못할 감사와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겨우 스물여섯 해를 살아냈지만 글을 쓰는 모든 순간이 최고로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제게 글이 운명이길 바랍니다. 그렇게 믿고서라도 계속 글을 써내려 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쉬어가되 포기하지 않는 작가가 되겠습니다. 지치지 않고 글 쓰겠습니다.
△1988년 서울 출생 △중앙대 연극영화학부 졸업 △제10회 대산대학문학상 희곡부문 수상
● 심사평
엉뚱한 이야기를 밀도있게 풀어가
배삼식 씨(왼쪽)와 김철리 씨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다음 네 작품을 두고 논의하였다. 유종연의 ‘지나간, 시간들’은 장면을 엮어가는 연극적 재치가 돋보였다. 윤나라의 ‘백년손님’은 진득하게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다만 극 후반에 갑자기 끼어든 상징들이 극적 세계의 일관성을 깨뜨린 것이 흠이다. 최보영의 ‘호랑이 발자국’은 시간과 기억이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패기는 눈여겨볼 만하나 주제에 대한 좀 더 면밀한 사유와 구성에 있어서의 밀도가 필요해 보인다.
당선작인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는 엉뚱한 이야기다. 작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풀어놓음으로써, 말도 안 되는 이 세계의 속살 한 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극적 구조가 탄탄하며 간결한 언어는 울림이 깊다. 작가가 보여주는 절제와 유머에 대한 감각은 자신이 다루는 대상에 대한 성찰의 힘을 느끼게 한다.
김철리 연출가·배삼식 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