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4번타자 예약
’클러치 히터’ 이승엽·이대호 계보 이어
넥센 박병호(27·사진)는 누군가 2014시즌의 목표를 물을 때마다 “변함없이 전 경기에 출장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박병호는 한 경기도 빠지지도 않고 ‘개근’한 2012년과 2013년에 2년 연속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제 박병호에게 ‘부상 없이 건강하게 풀 시즌을 치르는 것’은 ‘리그 최고의 4번 타자로서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의미가 됐다.
따라서 2014년은 박병호가 ‘국가대표 4번타자’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듯하다. 박병호는 풀타임 첫 해인 2012년 타율 0.290에 31홈런, 105타점을 기록하며 MVP가 됐지만, 2013년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했다. 실력을 보여준 시즌이 딱 1년뿐이었다는 게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2013년 타율 0.318에 37홈런, 118타점을 올려 세 부문 모두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2014년의 꾸준한 활약만 뒷받침된다면, 2014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한 자리는 예약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미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박병호지만, 태극마크는 군문제와 별개로 그에게 또 다른 자긍심을 심어 줄 목표다.
박병호는 “이승엽, 이대호 선배님들과 비교되는 것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몸을 낮췄다. 그러나 그가 최고의 타자들이 밟아온 길을 그대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