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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지루한 인성교육? 만화로 보니 머리에 쏙쏙

입력 | 2013-12-27 03:00:00

교육콘텐츠 제작 15년 ‘누룽지데이’, 孝-忠 등 주제 인성교육 자료집 출시
“학생들 집중도 높아” 교사들 호평




인천 청량중학교 학생들(위쪽 사진)과 경남 창원시 ‘석사 북성태권도장’ 원생들(아래쪽 사진)이 효와 인내를 주제로 한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고 있다. 이 동영상은 인성교육용 자료 제작 전문회사인 누룽지데이의 작품이다. 누룽지데이 제공

#1 ‘내 인생 내 맘대로 살 거야. 원수가 따로 없다. 엄마 아빠 죄송해요. 이제 다시 안 그럴게요.∼’ 인터넷 네이버 플래시극장과 다음 키즈짱에서 음원차트 인기순위에 들어가는 ‘싸가지쏭’이 인천 연수구 청량중학교에서 흘러나왔다. 멋대로 행동하는 한 청소년이 맘속으로 부모에게 사과하는 내용의 노래다. 신나는 음악과 재미난 카툰으로 제작돼 학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학교에서는 요즘 수업 중간 쉬는 시간마다 이 같은 노래, 애니메이션, 카툰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계단과 복도를 지나치다 보면 TV 모니터에서 효(孝)·충(忠)·예(禮)를 주제로 한 동영상과 카툰 자료를 자연스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것. 모니터에 비춰지는 영상물은 ‘부모 사랑’ ‘효 실천 13가지’ ‘장래 꿈 & 직업’ ‘부모님께 쓴 짧은 사랑의 편지’ ‘다문화가족 애니메이션’ 등을 다양하게 엮은 1∼10분짜리 인성교육 콘텐츠다.

#2 경남 창원시 석전동 ‘석사 북성태권도장’에서도 청량중학교와 비슷한 애니메이션 동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인성교육 시간을 진행하고 있는데, 23일 주제가 ‘인내와 끈기’였다. 도장에 나온 학생들은 30분간 몸을 푸는 기초체력 훈련을 한 뒤 30분간 인성교육을 받았다. 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김영진 관장(39)은 “3년 전부터 인터넷 카페 ‘누룽지데이’를 통해 만화와 카툰 등을 내려받아 인성교육을 펼치고 있다”며 “학생들이 효, 사랑, 용서 등의 가치를 쉽고 재미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청량중학교와 석사 북성태권도장은 ‘누룽지데이’의 가족사랑 콘텐츠를 교육용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누룽지데이는 진부한 느낌으로 다가올 수 있는 ‘효’를 코믹하게 엮은 인성교육 자료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이 회사가 최근 DVD와 CD로 묶어 출시한 ‘인성교육 자료집’은 15년 역사의 교육 콘텐츠를 집대성한 것이다. 이보영 청량중학교 교장은 “생활태도가 불량한 학생을 강압적으로 대하면 더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누룽지데이의 자료가 효를 매개로 생활지도를 하기에 아주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이 교육 자료집에는 ‘꼴통 댄스왕’ ‘효 실천 13가지’ 등의 애니메이션 109편과 카툰 1180장을 담고 있다. 카툰은 부모 가족 나라 친구에 대한 사랑과 명언 모음 등의 주제별로 잘 정리돼 있다. 대개 5분 안팎으로 짧게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누룽지데이는 1998년부터 청소년 대상의 무료 월간지 ‘밥’을 발행하면서 청소년 포털사이트 ‘효도하자닷컴(www.hyodohaja.com)’을 운영해 왔다. 또 매달 8일을 효도하는 날인 ‘누룽지데이’로 정해 인터넷 효도 운동을 펼치고 있다. 누룽지데이는 누룽지를 긁어주던 어머니의 따듯한 사랑을 되새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흥복 누룽지데이 대표(58)는 “효는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