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요즘엔 다르다. 종목 구성부터 달라졌다. 남학생 수가 줄면서 대표종목이던 축구가 없어졌다. 학생들의 관심도 크게 시들해졌다.
이 학교 양모 양(고2)은 “여학생 대부분은 체육시간에 비가 오기만 바란다. 체육대회 대신 장기자랑이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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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고에 ‘여풍(女風)’이 거세다.
입시교육기관인 하늘교육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경기권 14개 외고의 1학년 여학생 비율은 2010년 63.1%에서 2011년 65.6%, 2012년 66.9%로 늘었다. 올해는 68.8%로 증가했다. 서울 소재 6개 외고만 놓고 보면 올해 1학년 여학생 비율은 77.5%에 이른다. 10명 중 7, 8명이 여학생인 셈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유행처럼 불고 있는 여풍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일형 대원외고 교감은 “중학교에서 여학생 학력이 꾸준히 향상되면서 시험을 통해 입학하는 특목고 특성상 여학생 비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몇 년 전 바뀐 외고 입시제도도 여학생 비율 상승을 이끌었다. 외고는 2010학년도부터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모집 방식을 바꿨다. 기존 영어듣기평가, 지필고사, 구술면접 등을 통한 선발 대신 내신, 자기계발계획서, 면접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았다. 이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이에 강한 여학생들이 유리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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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C외고는 전에는 남학생들을 앞 번호에 배치했으나 여학생이 더 많아지면서 앞 번호에 여학생들을 배정했다. 각종 동아리 유형이나 활동 방식도 여학생 위주로 짰다. 남자 화장실이 많던 시절도 이젠 옛날이야기. 대부분의 외고가 여학생 화장실을 늘리거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김예윤 인턴기자 고려대 역사교육과 4학년